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Gemini)와 맺었던 500만 달러 합의를 뒤집으려 하자, 전 CFTC 의장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비판했다. 스테이블코인과 규제 이슈가 다시 불거진 가운데,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달라진 미 규제 기조를 보여주는 사례로도 읽힌다.
CFTC, 법원에 판결 취소 요청
13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CFTC는 수요일 미국 뉴욕남부연방법원에 제미니와 함께 기존 판결의 구제를 요청하는 동의서를 제출했다. 이번 사건은 2022년 6월 처음 제기됐고, 제미니는 2025년 1월 CFTC와 500만 달러 합의에 도달했지만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CFTC는 이번 요청의 근거로 내부 고발자의 신뢰성 문제와 이전 지도부의 증거 은폐 의혹을 들었다. 해당 내부 고발자는 제미니의 전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비트코인 선물 사전 승인 검토와 관련해 허위 진술을 했다는 게 CFTC의 주장이다. CFTC는 제미니가 거래 활동과 거래량을 부풀려 이용자 수요를 왜곡했다고도 적시했다.
전 의장 “법이 아니라 직원이 잘못 판단한 것”
하버드 케네디스쿨 연구원인 팀 매서드 전 CFTC 의장은 코인텔레그래프에 “CFTC가 이미 끝난 사건을 뒤집는 일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설명으로 보자면 법이 불명확했던 게 아니라, 직원들이 잘못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일이 있었던 적을 나는 알지 못하며, 대중은 더 나은 설명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CFTC의 신청서에는 집행국의 증거에 중대한 결함이 있었고, 따라서 해당 소송은 애초에 제기되지 말았어야 했다는 문구도 담겼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제미니를 둘러싼 규제 분쟁은 사실상 새 국면에 들어서게 된다.
‘트럼프 행정부’와 얽힌 제미니 창업자
제미니 공동창업자 타일러 윙클보스와 카메론 윙클보스는 각각 트럼프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캠페인에 100만 달러씩 기부했다. 두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고, 스테이블코인 관련 ‘지니어스법(GENIUS Act)’ 서명식에도 참석했다.
또한 전 CFTC 위원 브라이언 퀸텐즈가 공개한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타일러 윙클보스는 퀸텐즈가 CFTC 수장 후보로 검토되던 시점에 제미니 소송을 거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퀸텐즈 지명을 철회했고, 마이클 셀리그가 CFTC 의장으로 확정되며 현재는 단독 위원 체제가 됐다.
규제 후퇴 신호인가, 내부 정정인가
이번 사안은 단순한 개별 소송 정정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미국 규제당국이 암호화폐 기업을 상대로 취해온 조치들 가운데 일부를 다시 검토하거나 철회하는 흐름이 이어지는 만큼, 제미니 사례는 ‘규제 후퇴’와 ‘내부 오류 시정’ 사이의 경계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해석된다. 결국 관건은 CFTC가 이번 입장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