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2027회계연도 국채 이자비용이 16조6000억엔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재정 부담과 국채시장 긴장이 함께 커지고 있다. 확정 예산이 아니라 편성 단계의 추정치지만, 장기금리 상승이 정부 지출 구조에 직접 반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커졌다.
로이터는 일본 재무성이 2027회계연도 예산 요구에서 채무상환비 계산에 쓰는 가정금리를 3.8%로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6회계연도 예산의 3.0%보다 높은 수준이다.
가정금리는 실제 조달금리가 아니라 예산상 국채비를 계산할 때 쓰는 기준이다. 다만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예산 편성에 쓰는 계산용 금리도 함께 올라갈 수 있다.
로이터는 10년물 일본국채 금리가 8월 18일 장중 2.945%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24일 시장 보도에서는 10년물 금리가 2.89%, 30년물 금리가 4.075% 수준으로 제시됐다.
일본 재무성은 2026년도 일반회계 지출 122조3000억엔 가운데 국채비가 31조3000억엔이라고 설명한다. 국채비는 정부가 발행한 국채의 원금 상환과 이자 지급을 묶은 항목이다.
이자비용만 별도로 16조엔대를 넘는다는 추정이 맞다면 금리 상승은 사회보장, 방위, 성장투자 등 다른 예산 항목을 압박하는 요인이 된다. 일본의 재정 운용에서 금리 변수가 더 커졌다는 뜻이다.
배경에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있다. 일본은행은 보완예금금리를 1.0%로 두고, 무담보 익일물 콜금리를 약 1.0% 수준으로 유도하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Kazuo Ueda) 일본은행 총재는 연설에서 2024년 여름부터 일본국채 매입액을 줄여 왔다고 설명했다. 또 2027년 1~3월까지 분기마다 월 매입액을 약 2000억엔씩 낮추는 계획을 밝혔다.
일본은행은 별도 보고서에서 국채시장 기능이 개선되고 장기금리가 시장에서 더 자유롭게 형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은행과 개인 투자자가 일본국채 보유를 조금씩 늘리고 있지만, 포트폴리오 조정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봤다.
중앙은행 매입 축소와 민간 수요 전환이 동시에 진행되면 초장기물 금리는 재정 우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30년물처럼 만기가 긴 채권은 재정 지속가능성과 인플레이션 기대를 함께 반영하는 성격이 강하다.
이번 사안은 일본 국내 재정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일본 국채금리 상승은 엔화 조달비용, 글로벌 채권 수익률, 위험자산 선호에 동시에 닿는다.
암호화폐 시장이 일본 금리 흐름을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본지도 앞서 장기 국채금리 변화가 비트코인(BTC) 등 위험자산에 미칠 직접 영향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는 확장재정과 재정건전성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본지는 앞서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가 지난달 6일 장중 2.830%까지 올랐고 재정 우려가 커졌다고 보도했다.
다만 16조6000억엔 이자비용, 3.8% 가정금리, 130조엔대 예산 요구액은 최종 정부안이나 국회 통과 수치가 아니다. 일본 재무성의 2027회계연도 예산 편성 페이지에도 해당 수치가 직접 제시되지는 않았다.
일본의 2027회계연도 예산은 정부안 편성과 국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시장은 그 과정에서 국채비 산정 기준과 장기금리 흐름, 일본은행의 국채 매입 축소 속도를 함께 확인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