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과 비트코인(BTC) 상장지수펀드(ETF)에 5거래일 동안 70억 달러(약 9조6950억원)가 유입됐다. 미국 장기국채 바이백 확대와 달러 약세, 장기금리 안정 기대가 겹치며 투자자금이 금과 BTC를 함께 찾은 흐름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 집계 데이터상 스테이트스트리트(State Street)의 SPDR 골드 셰어즈(GLD)는 약 34억 달러(약 4조7090억원), 블랙록(BlackRock)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는 약 15억 달러(약 2조775억원)를 각각 흡수했다. 두 상품이 금·BTC ETF 합산 유입액의 약 70%를 차지했다.
이번 자금 이동의 직접 배경으로는 미국 재무부 발표가 꼽힌다. 미국 재무부는 8월 19일 발표문에서 10~20년물과 20~30년물 명목 쿠폰채 유동성 지원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대 20억 달러(약 2조7700억원)에서 최소 40억 달러(약 5조5400억원)로 늘린다고 밝혔다.
확대 조치는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적용된다. 재무부는 다음 분기 조달 발표가 예정된 11월 4일 향후 바이백 규모를 추가로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국채 바이백은 재무부가 이미 발행된 국채를 되사는 방식이다. 시장에서는 특정 만기 구간의 유동성을 보강하고 거래 기능을 안정시키는 장치로 받아들여진다.
시장은 이번 조치를 장기물 유동성 공급 확대 신호로 해석했다. 발표 직후 장기금리와 달러가 약세를 보였고, 금과 BTC가 동시에 강세를 보였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다만 이는 '달러 위기'가 공식적으로 확인됐다는 뜻은 아니다. 확인된 것은 재무부의 장기물 바이백 확대와 그 이후 금리·달러·ETF 자금 흐름을 둘러싼 시장 해석이다.
에릭 발추나스(Eric Balchunas)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ETF 애널리스트는 X에서 금과 BTC ETF의 5거래일 합산 유입을 기록적 흐름으로 평가했다. 더스트리트(TheStreet)는 이 발언을 전하며 달러 가치 하락을 우려한 자금이 금과 BTC ETF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공식 상품 자료에서도 두 ETF는 대형 진입 창구로 확인된다. 스테이트스트리트는 8월 26일 기준 GLD 운용자산을 1556억4085만 달러(약 215조5626억원)로 제시했다.
블랙록은 8월 21일 기준 IBIT 순자산을 587억7521만5765 달러(약 81조4032억원), 종가를 43.68달러로 공시했다. 두 상품의 기준일이 달라 단순 규모 비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금과 BTC는 모두 통화가치 하락 우려가 커질 때 대안 자산으로 거론된다. 금은 오랜 기간 피난처 자산으로 쓰였고, BTC는 제도권 ETF 출시 이후 증권 계좌를 통한 접근성이 커졌다.
그러나 두 자산을 같은 안전자산으로 묶기는 어렵다. 금은 전통적인 방어자산 성격이 강하지만, BTC는 변동성이 크고 헤지 자산으로 기능한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비트코인 ETF 흐름만 따로 보면 해석의 폭은 좁아진다. 70억 달러는 금과 BTC를 합친 수치이며, 비트코인 단독 ETF 순유입은 보도별로 7거래일 25억 달러(약 3조4625억원), IBIT 단독 1주 10억 달러(약 1조3850억원) 등 다른 기준으로 제시됐다.
따라서 이번 흐름을 BTC만의 수급 변화로 읽으면 과장될 수 있다. 하루나 한 주 단위의 자금 이동만으로 가격 방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번 사안은 미국 장기금리와 달러 흐름을 함께 보는 문제다. 장기금리는 달러 표시 자산의 할인율이자 환율, 해외채권, 금, BTC 같은 자산 선호를 가르는 변수로 작용한다.
재무부의 확대 바이백은 아직 시행 전이다. 달러가 다시 강해지거나 실질금리가 오르는 국면에서 금과 BTC ETF 유입 흐름이 어떻게 바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