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출장 수요 둔화가 메리어트의 실적 전망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MAR)은 2025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미국 내 정부 수요의 지속적인 감소를 이유로 '완화된 성장세'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메리어트는 올해 글로벌 객실당 수익(RevPAR)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1.5~3.5%로 낮췄다.
이번 조정은 미국과 캐나다 지역의 수요 약세를 반영한 것이다. 르니 오버그(Leeny Oberg) 메리어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애널리스트들과의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정부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RevPAR 성장률 하향 조정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2024년 기준, 미국과 캐나다 지역에서 정부 관련 투숙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였으며, 3월에는 전년 대비 RevPAR이 10% 하락하는 등 부진이 두드러졌다. 이는 최근 연방 정규직 축소와 해고 증가와도 맞물린 흐름이다.
메리어트는 이번 1분기 실적에서 호조를 보이긴 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32달러, 매출은 62억 6,000만 달러(약 9조 원)를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소폭 상회했다. 글로벌 RevPAR 성장률도 4.1%로, 월가 예상치인 3.0%보다 높았다. 그러나 향후 성장에 대한 전망은 외부 변수로 인해 다소 불투명해졌다.
메리어트뿐 아니라 하얏트 호텔(H)과 힐튼 월드와이드(HLT)도 최근 RevPAR 가이던스를 낮추며 호텔 산업 전반이 유사한 압박을 받고 있음을 시사했다. 팬데믹 이후 회복세를 이어오던 여행 수요가 한계에 부딪히면서, 더 이상 정부 지출이나 대형 기관 수요에 의존하기 어려운 상황이 부각되고 있다.
이날 메리어트 주가는 장중 1.6% 강세를 보였지만, 올해 들어 전체적으로 약 10% 하락한 상태다. 단기 실적은 건실하나, 미국 정부 관련 사업 부문의 지속적 약세가 장기적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