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 심리가 지속적으로 불확실성을 내포한 가운데, 메이시스(M)가 고가 소비재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소비 둔화를 경고하고 나섰다. 고급 보석, 매트리스 등 ‘큰손’ 지출이 1분기 견고하게 이어졌음에도, 이는 관세 부과 전 가격 인상을 우려한 선구매 수요일 수 있다는 경계가 깔려 있다.
토니 스프링 메이시스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에서 "고객들의 소비 여력은 아직 강하지만, 관세 우려가 일부 상품 수요를 앞당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급 침구, 보석류, 시계 같은 고가 생활제품의 매출이 두드러졌지만 그 지속성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스프링 CEO는 "당장의 판매 성과가 소비자들의 자신감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소비 심리는 부정적 흐름 속에서도 구매 행동과 괴리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웰스 파고(WFC)의 CEO 찰리 샤프 역시 같은 날 "여행 지출은 줄었지만, 식음료와 생활용품 소비는 꾸준하다"며 소비행동이 아직 급격히 바뀌지는 않았다고 진단한 것과 연계된다.
하지만 불확실성에 대비하려는 기업들의 준비는 분명해 보인다. 메이시스는 연간 동일점포 기준 매출이 -0.5%에서 -2% 사이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올해 주당 순이익(EPS) 가이던스도 기존 2.05~2.25달러에서 1.60~2.0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소비 지형 변화와 맞불을 놓기 위한 판촉 경쟁도 불가피하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현재 판매 호조가 '거품'일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실질 수요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관세 부과 가능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를 앞둔 사재기가 장기적인 소비 회복세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제 지표와 심리가 상충하는 지금, 고가 소매업체들은 한층 더 민감한 대응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