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자국 내 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를 위해 본격적인 지원에 나서면서, 그린란드에서 개발 중인 희토류 자원이 미국 본토로 장기 공급되는 계약이 체결됐다.
미국 광산 개발 업체인 크리티컬 메탈스는 그린란드 남부에 있는 탄브리즈 광산에서 채굴될 희토류 자원을 향후 15년 간 미국 내 처리시설에 공급하는 계약을 유코어 레어 메탈스와 맺었다고 8월 26일 밝혔다. 유코어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희토류 정제시설을 짓고 있는 캐나다계 기업으로, 이번 공급 계약을 통해 연간 최대 1만 톤 규모의 중희토류 농축물을 받을 예정이다. 이는 탄브리즈 광산 초기 예상 생산량의 약 10%에 해당한다.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가 위기에 대비해 안정적인 희토류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희토류는 첨단 무기, 전기차, 반도체, 풍력발전 등 미래 산업의 필수 소재로 꼽히지만 대부분의 생산과 정제 능력이 중국에 집중돼 있어 미국 입장에서는 전략적 자립이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로 유코어 레어 메탈스가 짓고 있는 정제시설은 미국 국방부의 자금 지원을 받고 있으며, 현재까지 4단계 중 1단계 자금 1,840만 달러가 투입된 상태다. 미 국방부는 이처럼 직접적인 투자 외에도, 희토류 구매 가격을 시가보다 높게 보장하는 등 채산성을 보장해주는 방식으로 민간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앞서 미국은 자국 내 유일한 희토류 광산 업체인 MP 머티리얼즈의 지분 15%를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되기도 했다.
그린란드는 풍부한 광물 자원과 에너지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위치 특성상 개발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지구온난화로 북극권의 빙하가 줄어들면서 접근성이 향상됐고, 이에 따라 미국은 그린란드를 전략 자원 확보처로 주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이 지역을 미국에 병합하겠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이러한 움직임은 향후 미국 내 희토류 자립도 향상은 물론,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동시에 전 세계적인 전략 자원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면서, 글로벌 광물 시장에도 장기적인 구조 변화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