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이자 『비트코인 스탠다드』 저자인 사이페딘 아무스(Saifedean Ammous)가 아르헨티나 금융 시스템이 붕괴 직전이라며 강한 경고를 날렸다. 그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가리켜 “부채와 인플레이션으로 포장된 폰지 사기”라고 비판했으며, 이 같은 정책이 고수익 국채와 무분별한 통화 발행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아무스는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아르헨티나 정부가 채권 투기 외에는 재정적 안정을 확보할 수 없는 왜곡된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이 정부가 이룬 유일한 결과는 통화를 파괴하고 '잡코인 카지노'를 만든 것뿐”이라며 극단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사태의 중심에는 ‘라 비시클레타 피낸시에라(la bicicleta financiera)’로 불리는 금융 관행이 있다. 이는 외환 가치 하락을 상회하는 고금리를 제공하는 단기 국채를 매입해 수익을 추구하는 일종의 캐리 트레이드다. 아무스는 이를 두고 “전형적인 폰지 구조의 사례”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고금리를 제시할수록 더 많은 페소를 찍어낼 수밖에 없고, 이는 통화 가치 하락을 부추긴다”며 “이 시스템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실제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5억 4,000만 달러(약 7,506억 원) 규모의 외환 개입에도 불구하고 목표 환율 범위를 넘어서며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채 금리는 88%까지 치솟았고, 아르헨티나 증시와 국채 가격은 동반 급락 중이다. 밀레이 대통령은 최근 선거 패배와 더불어 정부 내부의 부패 의혹까지 겹쳐 상당한 정치적 부담도 안고 있다.
아무스는 특히, 국채 수익률이 페소 가치 하락률을 넘지 못하는 순간이 오면 투자자들이 국채와 페소 모두를 던져버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경우 미국 달러나 비트코인(BTC)과 같은 안전자산으로의 '탈출 러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게 그의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