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롯데손해보험에 대해 경영개선권고 처분을 내린 배경에는, 충분한 자본 확충 기회를 줬음에도 이를 실행하지 않았다는 판단이 자리 잡고 있다. 이와 관련해 롯데손보는 조치가 부당하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고, 감독기관과 보험사 간 드문 공개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발표한 정례회의 회의록을 통해 롯데손보에 대한 경영개선권고 결정 과정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일부 위원들은 “일정 수준의 증자만 했더라도 큰 문제가 없었음에도 3개월 넘게 시간을 주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즉, 자본확충 요구는 충분히 예견 가능했고, 조치 회피의 여지가 적었다는 판단이다.
해당 사안은 세 차례 안건검토소위원회에서 다뤄졌으며, 그 과정에서 회사 측 의견도 충분히 청취됐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위원 일부는 롯데손보가 경영개선권고에 따른 이미지 타격과 경영상 불이익을 우려했지만, 일정 수준의 문제점이 명확한 상황에서 감독 당국의 개입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금융 관련 법규가 요구하는 시장 안정성과 소비자 보호 원칙을 바탕으로 한 조치라는 점도 강조됐다.
반면 롯데손보는 이번 조치가 전례 없는 방식의 평가 결과로 이뤄졌으며, 특히 ‘자체위험 및 지급여력 평가체계(ORSA)’ 구축 지연 문제는 상위 법령에 따른 유예 절차를 거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여기에 현재 대주주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회사를 매각 중이라는 점을 들어, 대규모 증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입장 차로 인해 롯데손보는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까지 냈으나, 기각되면서 회사는 당국이 정한 기한 내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롯데손보는 지난 1월 2일 발표를 통해 예상 지출 감소, 부실자산 처분, 조직 효율화 등을 포함한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이 계획의 구체성, 특히 증자 방안의 실현 가능성 여부를 면밀히 판단해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계획이 승인되면 향후 1년간 이행을 거쳐 개선 성과에 따라 조치를 해제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추가 제재가 불가피할 수 있다.
이 사안을 통해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확보에 점점 더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추후 유사한 상황에서도 자본확충 지연이나 내부통제 부실에 대해 빠르고 강도 높은 조치가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하며, 관련 업계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