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처는 지난해 말 기준 지식재산 금융 잔액이 12조4천억원으로 늘어나며 처음으로 12조원을 넘어섰다고 20일 밝혔다. 특허권·상표권·기술력 같은 무형자산을 바탕으로 기업 자금 조달이 확대되면서, 담보가 부족한 혁신기업의 자금줄이 한층 넓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식재산 금융은 기업이 보유한 지식재산을 활용해 담보대출이나 보증, 투자 방식으로 자금을 공급받는 제도다. 공장이나 부동산 같은 물적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에는 사실상 기술력과 아이디어가 핵심 자산인 만큼, 이를 금융 시스템 안에서 평가해 자금으로 연결하는 장치라는 의미가 크다. 일반 금융에서는 신용도나 유형자산이 부족해 대출 문턱을 넘기 어려운 기업들이 이 제도를 통해 성장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실제 규모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지식재산 금융 잔액은 2024년 말 10조8천억원에서 지난해 말 12조4천억원으로 1조6천억원 증가해 14.8% 성장했다. 지난해 신규 공급액도 3조1천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2조9천500억원보다 5.2% 늘었다. 잔액과 신규 공급이 함께 증가했다는 것은 단순한 일시적 확대가 아니라, 지식재산을 기반으로 한 자금 조달이 시장에서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부는 이런 흐름을 더 키우기 위해 공급 경로와 심사 체계를 함께 손질할 계획이다. 지식재산처는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까지 지식재산 담보대출 취급 기관을 넓혀 접근성을 높이고, 지식재산 담보대출 패스트트랙을 새로 도입해 대출에 걸리는 기간도 기존 2주에서 4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모태펀드 특허 계정을 확대해 지식재산 투자펀드를 더 늘리고, 인공지능 기반의 지식재산 가치평가 체계도 고도화할 방침이다. 기술이나 특허의 가치를 보다 빠르고 정교하게 평가해야 금융기관도 대출과 투자를 적극적으로 집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연우 지식재산처 차장은 물적 담보가 부족하거나 신용도가 낮은 중소·벤처기업이 아이디어와 지식재산만으로 필요한 자금을 제때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기술 중심 산업이 커질수록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지식재산의 가치를 얼마나 정확하게 평가하느냐가 시장 확대의 핵심 변수인 만큼, 금융 접근성 확대와 함께 평가 신뢰도를 높이는 제도 보완도 계속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