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이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강화하는 주주환원 정책과 함께 향후 5년간 2조원을 투자하는 성장 계획을 내놓으면서, 주주가치 제고와 중장기 사업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DB하이텍은 30일 공시를 통해 주주환원율 30%, 배당성향 20%, 총주주수익률 25% 이상을 목표로 하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주주환원율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 가운데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의 방식으로 주주에게 얼마나 돌려주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총주주수익률은 주가 상승에 배당 효과까지 더해 주주가 실제로 얻는 수익 수준을 뜻한다. 회사는 최근 3년 동안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환원율 30% 이상을 유지해왔고, 2025년에는 31.4%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획에는 기존에 보유하던 자사주를 추가로 없애는 방안도 포함됐다. DB하이텍은 보유 자사주 가운데 전체 발행주식의 1.4%에 해당하는 59만2천주를 2026년 안에 추가 소각할 예정이다. 자사주 소각은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표적인 주주환원 수단으로 꼽힌다. 최근 상장사들이 단순 보유보다 실제 소각을 통해 주주 친화 정책의 실효성을 보여주려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지배구조 개편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DB하이텍은 상법 개정 사항을 정관에 반영하고, 집중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집중투표제는 주주가 이사 선임 때 자신의 의결권을 특정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는 제도로, 소액주주의 이사 선임 영향력을 높이는 장치로 평가된다. 여기에 전자주주총회를 도입하고, 감사위원 선임·해임 과정에서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합산해 3%까지만 의결권을 인정하는 내용을 반영하기로 했다. 이사의 충실의무도 정관에 명시해 경영진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사업 측면에서는 주력인 8인치 파운드리 고도화에 향후 5년간 약 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파운드리는 반도체를 설계하지 않고 외부 고객의 주문을 받아 생산만 맡는 위탁생산 사업을 말한다. DB하이텍은 이 분야에서 축적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팹리스 사업 확대, 12인치 시장 진출, 신사업 발굴까지 추진해 성장 기반을 넓히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반도체 업황의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주주환원 강화와 대규모 투자를 함께 제시한 것은 단기적인 시장 신뢰 확보와 장기 성장동력 마련을 동시에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국내 반도체 업계 전반에서 주주친화 정책과 지배구조 개선, 선제적 투자를 함께 요구하는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