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4일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국내 주식 순매수와 국제 유가 하락 영향이 맞물리면서 20원 넘게 떨어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의 달러 대비 주간 거래 종가는 오후 3시 30분 기준 1,462.8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20.5원 내렸다. 이는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중동 전쟁 발발 이전인 2월 27일 기록한 1,439.7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환율은 장 초반 1,472.9원에 출발한 뒤 오전 한때 1,475.0원까지 낙폭을 줄였지만, 오후 들어 다시 하락 폭이 커지며 장중 최저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을 끌어내린 가장 큰 배경으로는 외국인 자금 유입이 꼽힌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사들이려면 달러를 원화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외환시장에서는 통상 원화 수요가 늘고 환율은 내려가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실제로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9천62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은 6조3천364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은 2조5천56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주식시장 흐름도 강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338.12포인트, 5.12% 오른 6,936.99로 거래를 마치며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통상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 해외 자금 유입 기대가 커지고, 이는 원화 강세 요인으로 이어진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주식과 환율이 함께 움직인 셈이다.
대외 여건도 원화 강세를 거들었다. 간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제3국 선박을 구조하는 작전을 발표한 뒤 중동 지역 공급 차질 우려가 다소 완화되면서 국제 유가가 하락했다. 에너지 가격이 진정되면 위험 회피 심리가 누그러지고 달러 선호도도 약해질 수 있다. 다만 달러 자체의 움직임은 비교적 제한적이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081 내린 98.111 수준이었고, 장중 한때 97.967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반등했다.
같은 시각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32.94원으로, 전 거래일 같은 시각 기준가 923.37원보다 9.57원 올랐다. 엔/달러 환율은 156.877엔으로 0.148엔 내렸다. 시장에서는 앞으로도 외국인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중동 정세가 추가로 악화하지 않는다면 원/달러 환율의 하락 압력이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국제 유가와 지정학적 변수, 미국 통화정책 기대 변화가 다시 커질 경우 환율은 언제든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