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예측시장과 연계된 첫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미뤘다. 상품 구조와 공시 내용에 대한 추가 정보가 필요하다고 요청하면서, 기대됐던 출시는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게 됐다.
로이터는 13일(현지시간)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백운드인베스트먼트, 그라나이트셰어스, 비트와이즈 등 3개사가 제출한 20여 개의 ETF 신청이 영향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들 운용사는 지난 2월 관련 상품을 신청했으며, 75일 검토 기간이 끝나는 이번 주 출시가 점쳐졌지만 SEC의 추가 요구로 일정이 밀렸다.
문제가 된 상품은 칼시(Kalshi) 같은 예측시장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이벤트 계약에 간접 투자하는 구조다. 투자자는 선거, 경제지표, 시장 가격 등 특정 사건의 결과에 베팅하는 ‘예/아니오’ 형식의 계약에 ETF를 통해 노출될 수 있다. 직접 예측시장에 참여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접근성은 높지만, 규제 당국은 내부자 거래와 윤리, 시세 조작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SEC의 이번 조치는 예측시장 ETF를 둘러싼 첫 본격 규제 시험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로이터가 전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지연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 운용사들이 상품 구조와 공시 내용을 보완해 제출하면 심사가 다시 진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에 따르면 해당 ETF는 당초 목요일 출시가 예상됐다. 제임스 세이파트도 지난주 백운드인베스트먼트의 서류가 5월 5일 효력을 갖게 될 것으로 봤으며, 첫 상품은 민주당과 공화당 중 어느 쪽이 하원이나 상원을 장악할지 같은 정치 이벤트 결과와 연동될 수 있다고 전했다.
운용사들은 이미 위험성을 상당 부분 인정한 상태다. 백운드인베스트먼트는 2월 제출 서류에서 이벤트 계약 투자가 전통적인 선물·옵션·증권과 다른 ‘고유한 위험’을 지닌다고 적시했다. 계약 결과 해석이 모호하거나, 데이터 출처와 판정 시점에 따라 분쟁이 생길 수 있고, 손실과 가치 불확실성도 크다고 밝혔다.
이번 연기에는 미국 내 예측시장 규제 방향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칼시 같은 플랫폼은 최근 관심을 끌고 있지만, 규제 공백과 충돌 가능성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SEC가 추가 정보를 요구한 만큼, 예측시장 ETF의 본격 출시는 당분간 ‘시작 전 점검’ 단계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