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대 그룹이 보유한 비업무용 부동산 규모가 2025년 기준 100조원을 넘어서며, 기업들이 본업과 직접 관련 없는 부동산을 상당한 자산이자 수익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6일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50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사업보고서를 낸 상장·비상장사 374곳 중 2024년과 2025년 2년 연속 투자부동산 가치를 공시한 181곳의 비업무용 부동산 총액은 지난해 106조2천839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4.2% 늘어난 수치다. 이번 조사는 리츠를 제외한 기업을 대상으로 했고, 단순 취득원가가 아니라 현재 시장 가격을 반영한 공정가치 기준으로 평가했다. 비업무용 부동산은 생산이나 영업에 직접 쓰지 않거나, 실제 업무에 필요한 수준을 넘겨 보유한 토지와 건물을 뜻한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이 12조7천690억원으로 가장 많았지만 전년보다 8.2% 줄었고, 자산 총액 대비 비중은 1.5%였다. 이 가운데 삼성생명이 11조7천863억원을 보유해 그룹 내 대부분을 차지했다. 롯데는 11조5천178억원으로 11.5% 증가했고, 자산 대비 비중은 7.6%였다. 롯데쇼핑 6조8천284억원, 호텔롯데 2조7천902억원이 핵심이었다. 한화는 8조8천244억원으로 16.5%, KT는 8조3천334억원으로 12.5% 각각 늘었다. 반면 미래에셋은 5조7천684억원으로 21.1% 줄었고, GS는 4조7천593억원으로 19.9% 증가했다. 증가 폭만 놓고 보면 다우키움이 4조3천683억원으로 1년 새 1조8천264억원, 71.9% 늘어 가장 두드러졌다.
자산 규모에 비해 비업무용 부동산 의존도가 높은 그룹도 눈에 띄었다. 자산 대비 비중이 10%를 넘는 곳은 HDC 15.3%, KT&G 11.1%, KT 10.5%, 현대백화점 10.0% 등 4곳이었다. 이는 전체 평균 2.3%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개별 계열사 기준으로는 취득 당시보다 현재 가치가 2배 이상으로 뛴 곳이 46곳, 3배 이상 오른 곳이 17곳이었다. 상승 폭이 가장 큰 곳은 HDC영창(현 아이파크영창)으로 857.3%에 달했고, KT알파 654%, 롯데정밀화학 617%가 뒤를 이었다. 기업이 오래 보유한 비핵심 부동산이 시간이 지나며 큰 평가이익을 쌓았다는 뜻이다.
이들 자산은 단지 장부상 가치 상승에 그치지 않고 실제 임대수익도 내고 있었다. 공정가치 대비 임대수익률이 5% 이상인 그룹은 12곳으로, CJ 9.6%, 미래에셋 8.0% 등이 대표적이었다. 계열사 기준으로는 5% 이상이 60곳, 10% 이상이 15곳이었다. 리더스인덱스는 이를 두고 비업무용 부동산이 사실상 본업 밖에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드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비업무용 부동산은 1990년대 중반까지 투기 억제와 토지 이용 효율화를 이유로 취득·보유·양도 전 단계에서 높은 세율을 적용받았지만, 외환위기 이후 규제가 완화되면서 기업 부담이 크게 줄었다.
다만 최근 이재명 정부가 이런 자산을 불로소득 성격이 강한 대상으로 보고 과세 강화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기업 입장에서는 그동안 안정적 수익원으로 여겨온 부동산 전략을 다시 점검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기업들이 비핵심 자산을 계속 보유할지, 매각하거나 활용 방식을 바꿀지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