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신세계건설의 자금 여력을 키우고 재무 부담을 덜기 위해 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 모회사가 직접 자금을 넣어 자회사 재무구조를 손보는 방식으로, 건설업 전반의 자금 조달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계열 지원을 통해 사업 기반을 다지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현금과 현물출자를 함께 활용해 신세계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전체 5천억원 가운데 현금출자는 2천400억원으로 48%, 현물출자는 2천600억원으로 52%를 차지한다. 유상증자는 회사가 새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인데, 이번에는 현금을 넣는 것뿐 아니라 보유 자산까지 함께 출자하는 구조라는 점이 특징이다.
현물출자 대상은 이마트가 보유한 명일점 토지와 건물이다. 이마트는 이 자산을 신세계건설에 넘기고, 그 대가로 신세계건설이 새로 발행하는 주식을 받게 된다. 신세계건설은 보통주 1천만주를 새로 발행하며, 발행가는 주당 5만원으로 정해졌다. 새로 나오는 주식은 대주주인 이마트가 100% 인수한다. 납입 기일은 6월 25일이다. 사실상 외부 투자자를 끌어들이기보다 최대주주가 책임지고 자금 확충을 뒷받침하는 성격이 강하다.
이마트가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신세계건설의 재무 안정성을 높여 향후 사업 수주 능력을 끌어올리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건설사는 통상 수주 경쟁 과정에서 재무건전성이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하는데, 자본이 확충되면 차입 부담을 낮추고 대외 신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마트 관계자도 신세계건설의 재무구조를 개선해 신규 수주 역량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인 수익 기반을 만들기 위한 유상증자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를 단순한 계열사 지원을 넘어 그룹 차원의 자산 재배치로도 볼 수 있다. 유통기업인 이마트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을 건설 자회사에 이전하면서 자금 확충과 자산 활용을 동시에 추진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실적 개선과 수주 확대가 실제로 뒤따르느냐에 따라 평가가 갈릴 가능성이 있다. 재무구조 개선이 신세계건설의 영업 경쟁력 회복으로 이어진다면, 이번 증자는 단기 지원을 넘어 중장기 사업 재편의 계기가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