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이 2025회계연도에 보유한 국채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금리 인상과 장기금리 상승이 겹치면서 과거 초저금리 시기에 대거 사들인 국채의 시장가치가 크게 낮아진 결과다.
일본은행이 27일 발표한 2025년도 결산에 따르면 2026년 3월 말 기준 보유 국채의 평가 기준 잔고는 530조8천695억엔이었지만, 이를 시가로 환산한 잔고는 485조4천280억엔에 그쳤다. 두 금액의 차이인 평가손실은 45조4천414억엔으로, 전년보다 약 17조엔 늘면서 역대 최대치가 됐다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전했다.
이런 손실 확대는 채권 가격과 금리의 반대 움직임에서 비롯됐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시장에서 장기 국채 금리도 함께 상승하면, 이미 낮은 금리에 발행된 기존 국채의 가격은 떨어진다. 여기에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원유 가격 상승, 일본 재정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면서 장기금리가 오름세를 보였고,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 시기에 사들여 쌓아둔 국채의 평가손실도 그만큼 커졌다.
다만 이번 수치는 말 그대로 회계상 평가손실이라는 점에서 당장 재무위기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본은행은 일반적으로 국채를 만기까지 보유하는 경우가 많아, 중간의 시장가격 변동이 실제 손실로 확정되는 구조는 아니기 때문이다. 중앙은행 자산은 일반 금융회사와 성격이 다른 만큼, 단순히 시가 변동만으로 경영 불안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반면 주가 상승의 수혜를 본 자산도 있었다. 일본은행이 보유한 상장지수펀드의 평가이익은 57조657억엔으로, 전년 32조8천712억엔보다 1.7배로 늘었다. 하지만 기업의 순이익에 가까운 개념인 당기 잉여금은 1조9천263억엔으로 전년보다 14.9% 줄었다. 이 같은 흐름은 일본은행이 금리 정상화로 방향을 잡는 과정에서 당분간 채권 평가손실 부담과 자산별 손익 변동성이 함께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