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엑스의 기업공개 과정에서 국내 판매 창구 역할을 맡은 미래에셋증권이 최종적으로 공모주를 받지 못하면서, 스페이스엑스 편입을 기대했던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상품 운용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미국 상장 대어를 공모 단계에서 선점해 상장지수펀드 수익률을 높이려던 전략이 막히면서 투자자 기대와 실제 편입 일정 사이에 간극이 커진 셈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스페이스엑스 공모주 청약을 통해 주식을 미리 확보한 뒤 자사 상장지수펀드에 넣을 계획이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앞서 스페이스엑스 기업공개 참여 계획을 공개했고, 배정 물량을 액티브 상품인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ETF와 한국투자글로벌우주기술&방산 펀드에 나눠 담을 예정이었다. 실제로 한투운용은 지난 8일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ETF의 최근 한 달 개인 순매수액이 600억원을 넘었다고 밝히며 관련 기대감을 키운 바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TIGER 글로벌AI액티브 ETF와 TIGER 글로벌AI전력인프라액티브 ETF 등 전략 상품을 통해 이번 기업공개 투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었다.
문제는 청약 창구였던 미래에셋증권이 대표 주관사로부터 국내에 배정할 수 있는 물량을 받지 못했다는 데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2일 오전까지만 해도 인수단과의 접촉을 바탕으로 홈페이지에 물량을 배정받았고 정확한 규모를 곧 공지하겠다고 안내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주관사 요청과 대외비 규정 등을 이유로 구체적인 배정 물량 공지가 늦어진다고 다시 알렸다. 하지만 이후 최종 배정 과정에서 대표주관사가 국내 인수단에 판매 가능한 물량을 배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운용사들이 당초 기대했던 공모주 확보는 사실상 무산됐다. 미국 기업공개 시장에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배정 구조가 바뀌는 일이 드물지 않은데, 이번 사례는 해외 대형 상장 딜(거래)에서 국내 투자자가 체감하는 접근 한계를 보여준 사례로 해석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공모주를 받지 못했지만 스페이스엑스 상장 첫날 장중 매매를 통해 일부 편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매수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공모가에 미리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상장 뒤 시장에서 직접 사들이는 방식으로 편입 공백을 메우겠다는 뜻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처럼 패시브 ETF(특정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상품)를 운용하는 곳은 일반적으로 지수 반영 시점과 결제 일정에 맞춰 편입이 이뤄지기 때문에, 스페이스엑스 상장 이틀 뒤인 T+2부터 주식을 담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운용사들도 우주 관련 패시브 ETF에 스페이스엑스 상장 후 편입할 계획이며, 액티브 운용사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도 TIME 글로벌우주테크&방산액티브에 상장 당일 시장 매매 방식으로 스페이스엑스를 담을 예정이었다.
이번 일은 해외 유망 기업을 국내 펀드와 ETF에 얼마나 빠르고 유리한 가격으로 편입하느냐가 상품 경쟁력에 직결되는 시장 환경을 다시 보여준다. 특히 테마형 ETF는 특정 종목 편입 기대만으로도 자금 유입이 크게 늘 수 있는데, 실제 공모주 확보 여부는 해외 주관사 배정 구조와 현지 시장 관행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미국 대형 기술기업이나 우주·인공지능 관련 기업의 상장 때 반복될 가능성이 있으며, 운용사들은 사전 홍보와 실제 배정 가능성 사이의 불확실성을 더 정교하게 관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