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스(TTE)가 기후 대응 책임을 둘러싼 법적 분쟁에서 일단 유리한 판단을 확보하며 사업 전략 유지의 발판을 마련했다. 파리 사법법원이 신규 석유·가스 개발 중단과 생산 감축을 요구한 소송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기후 책임 범위와 기업의 역할에 대한 법적 해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27일 발표된 판결에서 파리 사법법원은 시민단체와 파리시가 제기한 청구를 기각하며 ‘감시 의무법’이 산업혁명 이후 전 지구적 기후 변화에서 발생한 모든 위험에 대해 특정 기업의 책임을 묻기 위한 취지가 아니라고 명확히 했다. 또한 법원이 개별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는 주체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토탈에너지스는 이번 판결에 대해 환영 입장을 밝히며, 이미 자사의 감시 계획에 기후 리스크를 반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2030년을 목표로 한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스코프 1·2)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실제로 2015년 이후 총 배출량을 28% 줄였고, 특히 메탄 배출은 2020년 이후 65% 감소시켰다.
다만 법원은 고객 사용 단계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인 ‘스코프 3’까지 감시 계획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토탈에너지스는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기반으로 관련 내용을 보완할 방침이다. 회사는 전력 및 바이오연료 사업 확대를 통해 고객의 탄소 배출 저감을 지원하고 있으며, 에너지 제품의 탄소 집약도를 2030년까지 2015년 대비 25%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미 2025년 기준 18% 감축을 달성한 상태다.
회사 측은 고객 배출 감소는 기업 노력뿐 아니라 소비자 선택에도 좌우된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구매, 히트펌프 사용, 바이오연료(E90·HVO100) 활용 확대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됐다.
이번 판결은 글로벌 에너지 기업을 상대로 한 기후 소송 흐름 속에서 중요한 선례로 평가된다. 법원이 기업의 기후 책임 범위를 제한적으로 해석하면서도 ‘스코프 3’ 반영을 요구한 점은 향후 투자와 사업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토탈에너지스는 판결 내용을 반영해 향후 대응 전략을 검토할 계획이다. 한편, 약 100여 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토탈에너지스는 석유·가스뿐 아니라 재생에너지와 저탄소 수소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에너지 전환’ 중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