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 불완전판매를 둘러싼 은행권 제재 확정이 7월 안에는 결론나지 못하고 다음 달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27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31일 정례회의에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 즉 ELS 제재안을 최종 의결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쟁점은 과징금 규모다. 금융감독원이 금융위에 넘긴 수정 제재안에는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NH농협은행·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에 대한 합산 과징금이 약 6천억원으로 담겼다. ELS는 특정 지수나 주가 흐름에 연동해 수익이 결정되는 상품인데, 손실 위험이 큰 구조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면 불완전판매로 판단될 수 있다.
금융위 내부에서는 금감원 수정안을 그대로 받아들일지, 아니면 과징금을 더 낮출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권은 이미 투자자들을 상대로 대규모 자율배상을 진행한 만큼 추가로 거액 과징금을 매기는 것은 사실상 이중 제재라고 반발해왔다. 특히 은행이 실제로 얻은 수익은 판매 수수료인데, 제재 기준은 판매액 전체를 바탕으로 삼고 있어 처벌 강도가 과도하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금융위로서는 최근 금융사와의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한 부담이 있는 데다, 거액 제재가 확정될 경우 향후 은행 협조가 필요한 정책 추진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는 분위기다.
다만 이번 사안은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사실상 첫 대규모 과징금 사례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여기서 제재 수위가 정해지면 앞으로 불완전판매 사건 전반의 기준선이 될 수 있어서, 금융당국이 큰 폭으로 감경하기도 쉽지 않다. 실제로 금융위는 지난 5월 금감원이 처음 올린 1조4천억원 규모의 제재안을 한 차례 돌려보냈고, 이후 금감원은 위반 동기와 방법의 정도를 각각 중에서 하로 낮춰 과징금을 절반 이하인 6천억원 수준으로 줄여 다시 제출했다. 원래 금융위는 8월 정례회의가 없는 휴지기에 들어가지만, 처리해야 할 현안이 많아 다음 달 임시회의를 열어 결론을 낼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면 롯데카드 정보유출 사고 제재는 31일 정례회의에서 확정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이 사안은 지난해 9월 해킹으로 고객 297만명의 정보가 유출된 사건으로, 금감원은 지난 4월 말 영업정지 4.5개월과 과징금 50억원, 조좌진 전 대표에 대한 문책경고를 포함한 제재안을 마련해 금융위에 넘겼다. 이후 금융위는 6월 25일과 7월 23일 두 차례 안건소위원회를 열어 쟁점 검토를 사실상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은 신규 회원 모집 제한으로 직접적인 영업 타격을 주는 영업정지 4.5개월 조치가 유지될지, 일부 줄어들지다. 당국은 2014년 롯데카드가 직원에 의한 정보유출로 영업정지 3개월을 받은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 사고를 반복 위반으로 볼 수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다만 외부 해킹 피해에 대해 금융회사에 영업정지를 부과하는 전례가 거의 없다는 점은 금융당국에도 부담이다. 반대로 당시 보안 관리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시각도 있어 책임을 완전히 덜어주기 어렵다는 기류 역시 존재한다. 업계에서는 외부 공격이라는 특수성, 사고 이후 수습 노력, 2차 피해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사정을 감안해 일부 감경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금융당국이 앞으로 소비자 보호 원칙과 금융회사 제재의 실효성, 그리고 시장 안정 사이에서 어느 수준의 균형점을 택할지를 보여주는 기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