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자 외화예금이 7월 말 1283억4000만 달러(약 177조3000억원)로 늘며 2012년 6월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달러화 예금도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7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은 전월 말보다 150억1000만 달러(약 20조7000억원) 증가했다. 종전 최고치는 2025년 12월의 1194억3000만 달러(약 165조원)였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 등이 국내 은행에 맡긴 외화예금이다. 국내 달러 수요와 기업의 외화 유동성 흐름을 함께 보여주는 지표로 쓰인다.
이번 증가폭은 직전 달 흐름과도 차이가 컸다. 본지는 앞서 6월 국내 거주자의 외화예금이 10억8000만 달러 늘었다고 전한 바 있다. 7월 증가폭은 6월 증가액의 13배를 웃돌았다.
통화별로는 달러화 예금이 1089억2000만 달러(약 150조5000억원)로 전월보다 111억2000만 달러 증가했다. 달러화 예금 잔액이 1000억 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대기업의 경상대금 수취, 증권사의 외화채권 발행자금과 고객예탁금 유입, 환율 하락에 따른 달러화 선취매가 달러화 예금 증가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환율 하락 국면에서 기업과 금융투자 관련 자금이 달러 예금으로 유입된 흐름으로 풀이된다.
유로화 예금은 80억6000만 달러(약 11조1000억원)로 22억2000만 달러 늘었다. 엔화 예금은 86억1000만 달러(약 11조9000억원)로 15억 달러 증가했다.
위안화 예금은 12억9000만 달러(약 1조8000억원), 기타통화 예금은 14억6000만 달러(약 2조원)로 집계됐다. 기타통화에는 영국 파운드화와 호주 달러화 등이 포함된다.
유로화 예금 증가는 일부 기업의 경상대금 수취가 배경으로 제시됐다. 엔화 예금은 일부 기업의 배당금 지급 목적 예치와 증권사의 외화채권 발행대금 유입이 영향을 줬다.
보유 주체별로는 기업예금이 1125억6000만 달러(약 155조6000억원)로 전월보다 135억7000만 달러 늘었다. 개인예금은 157억7000만 달러(약 21조8000억원)로 14억4000만 달러 증가했다.
전체 증가분의 대부분은 기업 부문에서 나왔다. 기업의 수출입 결제, 외화채 발행, 배당 관련 자금 등이 외화예금 잔액 변화에 직접 반영되는 구조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 예금 잔액이 1023억9000만 달러(약 141조5000억원), 외국계은행 국내 지점이 259억5000만 달러(약 35조9000억원)였다. 전월 대비 증가액은 각각 96억1000만 달러와 54억 달러였다.
외화예금 증가는 외화 보유 형태의 변화를 포함한 지표다. 국내 기업과 개인이 외화를 은행권에 얼마나 예치하고 있는지를 보여주지만, 그 자체가 위험자산 가격 방향을 직접 설명하지는 않는다.
비트코인(BTC) 등 위험자산 시장과의 연결은 환율, 달러 유동성, 투자자금 배분 흐름을 함께 봐야 한다. 본지는 앞서 한국은행의 7월 거주자외화예금 동향 공개가 위험자산 자금 배분 여건을 살피는 보조 지표라고 전했다.
이번 통계는 환율 하락 국면에서 달러화 예금과 기업예금이 동시에 늘어난 점이 핵심이다. 한국은행의 다음 월간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서 이 증가세가 일시적 유입인지, 기업 외화 보유 확대 흐름인지가 확인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