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보호와 게임의 만남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게임을 하면서 나무를 심고 바다를 정화하는 등 실제 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플랫폼 닷츠에코(Dots.eco)가 1억 명 이상의 사용자에게 도달하며 주목받고 있다. 2022년 출범 이후 약 40개의 게임과 파트너십을 맺은 이 플랫폼은 전 세계적으로 10억 건 이상의 누적 다운로드를 기록한 게임을 통해 환경 실천 캠페인을 확대해 왔다.
플레이어는 게임 속 목표를 달성하거나 아이템을 구매하면 그 활동이 곧바로 환경 프로젝트로 전환된다. 이를 통해 실제로 나무 140만 그루를 심고, 80만 마리 이상의 바다거북 부화를 보호했으며, 400톤의 해양 쓰레기를 수거하고 3만 개 이상의 산호를 복원하는 등의 성과를 올렸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한 기부를 넘어 게임과 사회적 가치의 새로운 형태의 결합으로 평가받고 있다.
닷츠에코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나다브 그로스(Nadav Grosz)는 “게임 속 행동이 실제 지구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설립 이전에는 환경 관련 게임을 개발하는 스튜디오 ‘에티컬 위자즈’를 운영했으며, 당시 쌓은 기술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다 신뢰성 높은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성을 느껴 닷츠에코로 진화시켰다고 설명했다.
현재 닷츠에코는 유엔환경계획(UNEP)이 주도하는 ‘플레잉 포 더 플래닛 얼라이언스’의 파트너로도 참여하고 있으며, 구글의 지속가능 개발 스타트업 프로그램과 어스샷(Earthshot)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환경 보호 캠페인이 게임의 KPI를 개선하는 데도 영향을 미쳐, 수익은 평균 10% 상승했고 최초 결제 유저 비율은 20%, 이용자 체류시간도 25% 증가했다는 수치도 제시됐다.
기술적으로는 위성사진과 현장 이미지, AI 분석을 통해 실제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추적하고 검증하며, 이를 ‘닷츠(dots)’라는 단위로 게임 내 보상 체계에 활용한다. 이 과정은 전적으로 정량화되고 추적 가능하게 디자인돼 사용자와 개발사 양측 모두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에 맞춰 로비오(Rovio), 슈퍼셀(Supercell), 플레이티카(Playtika), 우가(Wooga) 등 주요 게임사는 환경 테마를 통합한 콘텐츠를 일제히 출시했다. 이용자들은 게임 미션을 달성하거나 소액 결제를 통해 야생동물 보호, 바다 쓰레기 수거 등 다양한 실질적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착한 일’에 그치지 않고, 사용자 경험을 강화함과 동시에 게임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넓히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그로스는 “사람들은 정치 성향과 무관하게 자연을 사랑한다”며 “게임은 사람들이 그 사랑을 행동으로 옮기게 하는 이상적인 매개체”라고 강조했다. 닷츠에코는 앞으로 매달 수백만 개의 ‘닷츠’가 기록되는 것이 일반적인 게임 생태계의 일상이 되도록 시스템을 더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게임이라는 강력한 콘텐츠 플랫폼 위에 환경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얹은 닷츠에코는, 단순한 스타트업을 넘어 탄소 시대 이후의 기업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업성과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증명해낸 이들의 다음 행보에 전 세계 게임업계와 환경단체 모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