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끝난 뒤에도 지정학적 불안과 무역 갈등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이에 굴하지 않고 회복력을 보이며 점차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간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국 증시가 비교적 견고하게 유지된 가운데,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인공지능(AI) 열풍은 여전히 자본을 끌어모으며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점점 더 강하게 감지되고 있는 것은 새로운 상승장이 시작되는 신호다. 과거의 주기성 속에서 시장이 어려웠던 시기를 버텨낸 투자자와 창업자들은 지금이 바로 다음 상승기를 준비할 타이밍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열린다. 성공적인 상승장을 이끌기 위해선 전략, 집중력, 장기적인 안목이 필수로 요구된다.
벤처 캐피탈 업계는 이런 흐름 속에서 원칙을 되새겨야 한다. 이전 시장이 과열됐던 시기에는 FOMO(Fear Of Missing Out, 놓치고 싶지 않다는 심리)에 사로잡혀 검증을 소홀히 하고 전문 분야 밖의 투자에 손을 댄 사례가 많았다.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명확한 전략 기반 위에 엑셀률을 높이고 검토 기준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탄탄한 자금 활용 능력과 시장 진입 전략,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 확보 등의 기본적인 투자 기준은 경기 확장기일수록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 지금은 단기 수익보다 장기 포트폴리오 가치를 관리할 시점이며, 유망 창업자와의 관계 유지, 기존 투자 기업에 대한 집중 지원 전략이 궁극적으로 더 큰 수익을 이끌 수 있다.
창업자들 역시 자금 조달이 용이해지는 상승장에서 겪게 될 치열한 경쟁을 대비해, 지금부터 발 빠르게 준비해야 한다. 사업 비전 정립, 피치 자료 업그레이드, 재무 건전성 확보와 인재 영입 전략 수립 등은 필수 과제이며, 이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는 첫걸음이 된다.
또한 파트너십 역시 경기 과열기에 진가를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리 실질적인 운영 계획과 공동 가치 창출 전략을 세워둬야 한다. 경쟁이 치열한 재무 환경에서는 준비된 스타트업일수록 빠르게 자금을 유치하고 성장을 가속화할 기회를 얻는다.
결국, 시장 상승기는 일종의 회복기가 아닌 '준비된 자들의 전장'이다. 지금이야말로 내부 조직과 외부 관계, 공급망, 투자 루트 등 사업의 모든 요소를 정돈하고 강화할 최고의 시기다. 투자자와 창업자 모두 유행을 추종하기보다 내실을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며, 생존이 아닌 지속 성장에 초점을 맞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승부를 가를 핵심이 될 것이다.
AI, 암호화폐, 빅데이터 등 기술 중심의 고성장 시장이 앞을 선도하면서, 지금의 상승장은 이전과는 차별화된 속도로 전개되고 있다. 따라서 단기 대응을 넘어, 다음 사이클 하강 국면까지 생존할 수 있는 체력과 전략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상승장이 끝나도, 준비된 기업과 자본은 여전히 미래를 개척할 힘을 가질 수 있다. 지금 바로 그 기반을 닦아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