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포스트는 미국 뉴욕에서 온도 파이낸스(Ondo Finance) 디파이 총괄 매트 블룸버그(Matt Blumberg)를 만나 RWA(실물자산 토큰화)의 유동성 혁신과 온체인 확장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블록체인 상에서 토큰화된 자산이 ‘어떻게 쓰이는가’가 진정한 경쟁력이라며, 디파이 통합과 즉시 발행·상환 구조를 통해 기존 시장의 한계를 넘어서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총괄은 폴리곤(Poylgon) 기관팀 출신으로, 전통금융(TradFi)과 디파이(DeFi) 경계를 잇는 설계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AMM 기반 1세대 토큰화 모델은 자본 효율성이 낮고 유동성이 제한적이었다”며 “온도파이낸스는 ‘즉시 발행·상환(instant mint & redemption)’ 메커니즘으로 100종 이상의 주식을 토큰화하고, 기관과 리테일 모두가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금융 인프라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RWA의 진짜 가치는 온체인 ‘활용성’… 디파이에서 쓰여야 산다
Q. 현재 맡고 계신 역할과 온도파이낸스의 RWA 전략을 소개해 주십시오.
A. 저는 온도파이낸스에서 디파이 전반을 총괄하며, 특히 RWA를 ‘크립토 네이티브하게’ 사용하는 방식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발행사는 오프체인 발행과 규제 측면에만 집중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발행 이후 이 자산이 온체인에서 어떻게 쓰이는가’입니다. 저는 파트너 프로토콜과 함께 RWA가 디파이에서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구조, 제품, 고투마켓 전략을 만들고 있습니다.
AMM 1세대 토큰화 모델은 자본비용이 너무 비싸다
Q. 기존 토큰화 주식 프로젝트들이 성장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A. 거의 모든 프로젝트가 유동성 문제에 부딪혔습니다.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된 테슬라 주식을 같은 풀에 묶어야 했고, 자본비용이 20~80%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하루 500만달러의 거래를 처리하려면 양쪽에 동일한 규모의 자산이 잠겨야 하고, 그 자산은 수익도 못 내는 비효율적 구조입니다. 대형 매매가 들어오면 슬리피지가 비정상적으로 커지죠. 이런 AMM 기반 모델은 근본적으로 자본 효율성이 낮습니다.
즉시 발행·상환으로 풀 자금 없이 ‘대규모 유동성’ 구현
Q. 온도파이낸스가 제시한 대안 구조는 어떤 것입니까?
A. 우리는 ‘즉시 발행·상환(instant mint & redemption)’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사용자가 ‘USDC 1,000달러어치 테슬라’를 요청하면 오프체인 시장 가격을 조회해 해당 수량을 즉시 발행합니다. 미리 풀에 토큰을 채워둘 필요가 없으니, 개별 종목의 유동성과 전체 종목 수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 구조는 차입·대출·청산 플랫폼에도 통합할 수 있어, AMM 풀 대신 즉시 상환 라우트를 통해 자산 청산이나 담보 회수가 가능합니다.
토큰화 주식 104종 상장… 4주 만에 TVL 3억달러 달성
Q. 실적과 시장 반응은 어떻습니까?
A. 현재 104종의 토큰화 주식을 상장했고, 곧 1,000종까지 확대할 예정입니다. 출시 4주 만에 TVL이 3억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이는 경쟁사 합계를 3배 이상 웃도는 수치입니다.
다른 플랫폼의 경우 60종을 상장했다 해도 실제로는 10종 미만이 제대로 유동화되어 있고, 1만달러만 거래해도 0.5%의 미끄러짐이 발생합니다. 엔비디아 같은 우량주를 사고팔 때 이런 수준의 슬리피지는 치명적이죠. 우리는 대규모 거래도 즉시 처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USDY·OUSG로 증명한 토큰화 국채… 주식·옵션·FX로 확장
Q. 온도파이낸스의 토큰화 국채 상품(USDY·OUSG)은 어떤 성과를 냈습니까?
A. 토큰화 국채는 이미 성공적으로 시장에 자리 잡았습니다. USDY는 리테일 친화형, OUSG는 기관 친화형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특히 OUSG는 블랙록(BlackRock)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운용되며, 기관 투자자에게 안전하고 합법적인 온체인 수익형 상품을 제공합니다.
이제 우리는 토큰화 자산을 국채에서 주식, 옵션, FX, 마진 상품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T-빌 토큰은 하루 단위 정산의 비효율을 줄여줬지만, 진짜 부가가치는 초유동성 주식·파생상품 영역에서 창출될 것입니다.
KRW 스테이블·골드까지… 오프체인 유동성을 온체인으로 옮긴다
Q. 앞으로 어떤 자산으로 확장할 계획입니까?
A. KRW(원화) 스테이블처럼 온체인 유동성이 부족한 자산도, 오프체인 FX 시장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유동적입니다. 연결만 제대로 하면 온체인에서도 충분히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금(Gold)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일부 발행사는 생성·상환에 50bp 수수료를 붙이지만, 우리는 그 단계에서 수익을 내지 않습니다. 진짜 가치는 그 위에서 만들어지는 금융 서비스에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핵심은 ‘오프체인 최고 유동성을 가진 자산을, 온체인에서 자본 효율적으로 구현하는 것’입니다.
디파이 프로토콜과의 통합으로 ‘RWA 활용성’ 확장
Q. 디파이 네이티브 프로토콜과의 협업도 진행되고 있습니까?
A. 네. 유니스왑(Uniswap), 아베(Aave), 커브(Curve), 발란서(Balancer) 등 주요 프로토콜과 통합 API 및 모듈화를 논의 중입니다. 예를 들어 RWA 토큰이 담보로 쓰이거나, 즉시 상환 라우트를 통해 청산 절차를 단축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RWA가 단순 ‘보유 자산’이 아니라, 디파이 내에서 ‘유동적으로 쓰이는 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디젠에게는 변동성, 신흥국엔 접근성… 두 축의 수요
Q. RWA 수요는 어떤 고객층에서 가장 높습니까?
A. “크립토 네이티브 유저는 변동성을 즐깁니다. 그래서 우리는 토큰화 주식을 담보로 10배 롱·숏 마진이나 퍼프스(Perpetual Futures) 같은 상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반면 리테일이나 신흥국 투자자에게는 ‘접근성’이 핵심입니다.
테더가 달러 접근성 하나로 시장을 장악했듯, 많은 이들에게는 미국 주식 자체가 닿지 않던 자산입니다. 엔비디아, 테슬라 같은 글로벌 기업 주식을 온체인으로 거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의 미션입니다.
기관용 온체인 인프라 구축… 프라이버시·컴플라이언스까지 포함
Q. 블랙록, 피델리티 등 기관과의 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A. 기관마다 요구 조건이 다릅니다. 일부는 유니스왑 같은 DEX 유동성의 컴플라이언스 이슈를, 또 다른 곳은 프라이버시·보험·감사 체계를 우선합니다.
우리는 임베디드 오라클과 프라이빗 체인 브릿지 등 ‘기관형 온체인 실험 공간’을 제공합니다. 최근 비트코인 현물 ETF와 같은 제도적 진전으로 ‘크립토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됐습니다. 이제 기관들은 실제 제품을 만들기 위한 테스트와 학습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지갑 없는 온보딩, 모바일 퍼스트… 접근성이 승부처
Q. 디파이의 대중 확산을 위해 필요한 요소는 무엇일까요?
A. 접근성입니다. 아직 대부분의 디파이 서비스는 모바일 미지원, 지갑 필수 로그인 등 마찰이 큽니다. 앞으로는 일상 앱에서 버튼 한 번으로 온·오프램프와 거래가 이뤄지는 ‘슈퍼앱 경험’이 필요합니다. 자본시장은 국경과 영업시간의 제약 없이 24시간 열려야 하며, 누구나 일론 머스크처럼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저비용 대출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출발점이 ‘접근성 혁신’입니다.
대용량 즉시 유동성 확보… 이제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
Q. 온체인 유동성 확보가 디파이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A. 과거에는 한 번에 100만달러어치 테슬라 주식을 온체인으로 들여오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이제는 가능합니다. 즉시·대용량 유동성이 갖춰지면 그 위에서 P2P 파이낸스, 예측시장, 마진거래 등 혁신적 애플리케이션이 꽃피게 됩니다.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테슬라 실적 예측에 베팅하는 것처럼, 보유 자산이 바로 마진 자본으로 쓰이는 트래드파이의 직관을 온체인으로 구현하는 것이죠. 결제 지연, 정산 리스크, 영업시간 제약이 사라지면 혁신의 한계는 상상력뿐입니다.
“한국 청년들에게 — ‘공부하고, 연결하라. 여러분의 상상력이 기회다’”
Q. 한국 독자와 청년층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A. 한국 커뮤니티와 더 가까이 소통하고 싶습니다. 예전에 서울에 2주간 머문 적이 있는데, 다시 가서 배우고 교류하고 싶어요. 제 한국어는 아직 서툴지만, ‘불고기, 김치, 막걸리’는 잘 압니다.
온체인 금융은 접근성만 해결되면 누구에게나 더 공정하고 빠른 시장을 제공합니다. 한국의 젊은 세대가 이 변화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공부하고, 연결하고, 시도하세요. 여러분의 상상력이 곧 기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