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분석기사는 2026년 시점을 가정한 미래 전망이다.
스위스 다보스는 늘 “세계의 양심”을 자처해왔다. 기후, 포용, ESG, 다양성. 말은 그럴듯했다. 그러나 2026년 1월, 세계경제포럼(WEF)이 막을 내린 자리에서 확인된 것은 전혀 다른 현실이다. 다보스의 주인은 바뀌었다. 클라우스 슈밥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는 퇴장했고, 그 자리를 더 노골적이고 더 강한 질서가 채웠다. ‘국가 자본주의(State Capitalism)’다.
이 변화는 선언이 아니라, 이미 실행에 들어간 권력 이동이다. 그리고 그 한복판에는 도널드 트럼프와 래리 핑크(블랙록)가 있다. 말하자면 이제 다보스는 “착한 자본주의의 포럼”이 아니라, 국가와 자본이 손을 맞잡고 세계를 재배치하는 전진기지가 됐다.
‘그린란드 매입’은 해프닝이 아니다… 자원 안보의 전쟁 선포다
트럼프가 다시 꺼내 든 ‘그린란드 매입’ 카드를 그저 기행으로 넘기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2019년에 머물러 있다. 지금은 국경이 아니라 자원과 공급망이 전쟁의 최전선이 됐다. 희토류, 에너지, 북극 항로. 이 세 가지는 민간 시장이 아니라 국가 안보가 가격을 매기는 시대의 핵심 자산이다.
국가가 시장을 ‘관리’하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 국가는 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가장 거대한 플레이어가 되려 한다. 돈도, 압박도, 규제도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 다보스는 그 사실을 더 이상 숨기지 않는다.
핑크의 ‘토큰화’는 자유의 기술이 아니다… 달러 통제력의 업그레이드다
새 질서의 설계자는 래리 핑크다. 그는 “모든 자산의 토큰화(Tokenization)”를 미래라고 말한다. 듣기엔 혁신이다. 하지만 블록체인 산업은 여기서 착각하면 안 된다. 월가가 말하는 토큰화는 사토시가 꿈꾼 ‘탈중앙화’가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간단하다. 미국 국채와 달러를 블록체인 레일 위에 올려 더 빠르고, 더 강하고, 더 촘촘하게 전 세계에 뿌리는 것이다. 블록체인이 자유를 확장하는 도구가 아니라, 통제를 자동화하는 인프라로 바뀌는 순간이다.
이때의 토큰화는 “금융 민주화”가 아니라 금융 행정의 디지털화다. 자산은 투명해지고, 거래는 빨라지고, 감시는 정교해진다. 편리함의 대가로 우리는 시스템 안에 더 깊이 들어간다.
‘중국식 디지털 통치 모델’이 세계 표준이 된다… 효율의 대가로 잃는 자유
국가 자본주의가 확장되면 개인의 삶은 어떻게 바뀌는가. 답은 이미 보인다. 사회는 점점 ‘중국식 디지털 통치 모델’을 닮아갈 가능성이 크다.
결제는 하나로 통합되고, 자산의 이동은 실시간으로 추적된다. 금융은 더 이상 사적 선택의 영역이 아니라 국가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만 작동하는 공공 시스템이 된다. 행정은 효율적이지만, 그 효율은 개인의 자유를 담보로 한다. 오늘의 편리함은 내일의 통제로 바뀐다.
그 결과 시민은 두 부류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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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제공하는 안전과 지원 속에서 살아가는 ‘순응하는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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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 밖에서 자산과 선택권을 지키려는 ‘불편한 소수’
자유는 더 이상 기본값이 아니다. 이제 자유는 비용이 드는 사치품이 된다.
비트코인의 적은 이제 ‘은행’이 아니다… ‘국가-자본 연합체’다
비트코인은 오랫동안 은행의 대안으로 이야기됐다. 그러나 2026년 이후의 상대는 은행이 아니다. 더 거대한 상대가 등장했다. 국가와 자본이 결합한 연합체다.
국가는 화폐를 통제하고, 자본은 유통망을 통제한다. 여기에 블록체인까지 얹히면, 통제는 더 완벽해진다. 이 시스템에서 비트코인은 “투기 자산”이 아니라 체제 밖 보험이 된다. 그러니 앞으로의 논쟁은 기술이 아니다. 철학이다.
우리는 안전을 택할 것인가, 주권을 택할 것인가.
투자도 삶도 ‘바벨 전략’으로 갈 수밖에 없다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정부는 무너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커지고, 더 직접적으로 시장을 삼킨다. 그렇다면 개인의 대응도 단순해야 한다. 양극단의 바벨(Barbell) 전략이 답이다.
한쪽은 국가가 어떤 일이 있어도 지키는 자산이다. 에너지, 방위산업, AI 인프라. 국가는 이 분야를 살리기 위해 돈을 찍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다른 한쪽은 국가가 완전히 통제하기 어려운 보험이다. 금과 비트코인 같은 ‘탈출구’다.
2026년 다보스가 던진 메시지는 단순하다. “국가와 자본이 하나가 됐다.”
이 흐름 앞에서 맹목적인 낙관은 무지이고, 감정적 저항은 무력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냉정한 진단이다. 개인의 ‘주권’이 다시 가격 매겨지는 시대다.
우리는 이제 부를 재평가(Repricing)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를 재평가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