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식 패스트 캐주얼 레스토랑 체인인 카바 그룹(CAVA)이 1분기 실적에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성과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연간 전망이 다소 보수적으로 유지되면서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카바 그룹은 회계연도 1분기 동안 주당순이익(EPS) 0.22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한 3억 3,180만 달러(약 477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같은 매장 매출은 10.8% 상승해 예상치를 넘어섰으며, 고객 방문 수도 7.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성적은 경제 불확실성과 악천후라는 악조건 속에서 달성된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부분은 가이던스 조정에 있었다. 카바는 2025년 전체에 대한 기존 전망을 유지하며, 같은 매장 매출 증가율을 6.0~8.0%, 음식점 수준의 이익률을 24.8~25.2%로 제시했다. 지난 2월 발표한 전망과 동일한 수준이다. 다만 신규 매장 수는 62~66개에서 64~68개로 소폭 상향 조정했고, 조정 EBITDA는 1억 5,200만~1억 5,900만 달러(약 2,189억~2,291억 원)로 상향했다. 건설비와 기타 개설비용이 오르며, 신규 매장 오픈에 들어가는 비용 예산은 1,400만~1,500만 달러에서 1,450만~1,550만 달러(약 209억~223억 원)로 늘어날 전망이다.
브렛 슐만(Brett Schulman)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경기 둔화와 기상이변이라는 이중고 속에서도 브랜드의 강력한 포지셔닝 덕분에 선방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외식업 전반이 둔화세를 보이는 가운데 카바의 실적은 경쟁사와 뚜렷한 차별성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J.P.모건은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카바에 대한 ‘강력 매수’ 의견을 재확인하며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경쟁사 대비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며 장기적 접근을 권고했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냉정했다. 실망스러운 가이던스와 비용 부담 확대 등의 변수 탓에 주가는 금요일 오전에만 3% 가까이 빠졌고, 연초 대비 15%가량 하락한 상태다. 팬데믹 이후 급속히 성장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던 카바는 이제 ‘성장 피로’라는 새로운 시험대에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