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장비 전문 기업 워터스(WAT)가 미국 의료기기 대기업 벡턴 디킨슨(BDX)의 생명과학 및 진단사업 부문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는 약 175억 달러(약 25조 2,000억 원) 규모로, '리버스 모리스 트러스트(Reverse Morris Trust)' 방식으로 이뤄진다. 거래는 내년 1분기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발표 직후, 워터스의 주가는 장 초반 12% 이상 급락했고, 벡턴 디킨슨 주가도 약 2% 하락했다. 투자자 반응은 싸늘했지만, 양사는 이 빅딜이 가져올 전략적 시너지에 대한 확고한 신뢰를 나타냈다. 워터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질량 분석기, 유세포 분석기, 진단 장비 분야에서 총체적 시장 규모(TAM)를 두 배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플레밍 욘스코브 이사회 의장은 "벡턴 디킨슨의 해당 사업은 워터스와 역량이 상호보완적인 점에서 뛰어난 전략적 합병 대상"이라며 "이번 계약은 빠르게 성장 중인 고부가가치 시장에서 우리 전략을 획기적으로 가속화시킬 것이며, 단기 및 장기적 주주가치를 동시에 끌어올릴 유의미한 계기"라고 강조했다.
계약 구조에 따라, 벡턴 디킨슨의 생명과학 및 진단 부문은 먼저 분사된 후 워터스의 100% 자회사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합병이 완료되면, 워터스 주주들은 통합 회사의 60.8% 지분을 보유하게 되며, 나머지 39.2%는 벡턴 디킨슨 주주들이 갖는다. 기업 측은 이 방식이 세금 효율성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한편, 워터스는 올해 들어 주가가 약 17% 하락한 상태이며, 벡턴 디킨슨은 약 25%의 낙폭을 기록 중이다. 대형 기술 인수를 통한 반등 기회를 노리는 가운데, 시장은 단기적 혼란과 장기적 성장 가능성 사이에서 저울질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