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심으로 하락세로 출발했던 코스피가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장중 반등에 성공했으나 결국 3,200포인트선 회복에는 다소 못 미치며 장을 마쳤다. 반면 코스닥은 하루 내내 횡보세를 이어가며 소폭 하락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16포인트(0.29%) 오른 3,196.32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장 초반 3,175.33으로 출발해 한때 3,164.08까지 떨어졌으나,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가 유입되면서 낙폭을 만회했다. 장중 한때는 3,211.34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외국인이 다시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상승 탄력이 둔화됐다. 결국 종가 기준으로는 3,200선을 밑돈 채 장을 마감했다.
수급 주체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3,939억 원, 243억 원을 순매도했으며, 기관은 3,262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지지했다. 다만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6,809억 원 순매수에 나섰고, 기관은 반대로 4,441억 원을 팔아 수급 양상이 엇갈렸다. 이는 기관과 외국인 간의 단기 포지션 차이나 투자 전략의 차이로 풀이된다.
국내 주요 대형주의 주가는 혼조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1.42% 하락한 반면 SK하이닉스는 3.27% 상승했다. 이는 엔비디아 실적에 영향을 받는 반도체 업종이 서로 다른 기대 심리를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전날 급등했던 조선주들은 일부 차익실현 매물로 상승폭을 반납했다. 지주사, 보험사, 증권주 등은 내달 정기국회에서 상법개정안 통과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한편 코스닥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 속에 전일 대비 3.29포인트(0.41%) 하락한 798.43에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약보합으로 출발한 뒤 종일 특정 방향 없이 횡보하다 조용히 마무리됐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이 880억 원 규모를 순매수하며 낙폭을 방어했으나, 상위 종목 대부분이 약세를 보이며 전체 지수는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이번 장세는 간밤 뉴욕증시가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전체적으로 상승 마감한 데 따른 예상 심리와, 실제 발표된 실적이 시장 기대를 약간 웃도는 수준에 그쳤다는 점에서 비롯된 영향을 짙게 반영했다. 그로 인해 엔비디아 주가가 시간외 거래에서 빠지며 기술주 중심의 국내 반도체 업종에 혼선을 안겼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기술주 실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방향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가 확실시되면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다시 유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투자 심리 회복 기대도 제기된다. 다만 당장은 글로벌 불확실성과 실적 이벤트에 따른 단기 변동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