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합산 1조원을 넘어서면서, 이들 기업의 비오너(비소유주) 임원 중 주식 평가액이 10억원을 초과한 인원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산업 호황과 주가 강세가 맞물린 결과다.
기업분석 전문기관 한국CXO연구소는 2025년 10월 24일을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원들의 보유 주식 가치를 분석한 결과, 양사에서 10억원 이상 자사 주식을 보유한 임원이 총 3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해 5월 2일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당시에는 단 9명에 불과했다. 주식 가치 산정은 삼성전자는 주당 9만8천800원, SK하이닉스는 51만원의 종가를 기준으로 이뤄졌다.
가장 높은 주식 평가액을 보유한 비오너 임원은 삼성전자의 노태문 사장으로, 보유 주식 수는 5만679주이며 평가 가치는 약 50억708만원에 달했다. 이어 박학규 삼성전자 사장이 43억2천941만원, 유병길 부사장이 30억2천663만원어치 주식을 각각 보유해 뒤를 이었다. SK하이닉스에서는 곽노정 사장이 29억4천270만원, 김영식 부사장이 26억5천47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가져 상위권에 올랐다.
이에 더해 20억원대 주식 평가액을 기록한 임원도 눈에 띄게 늘었다. SK하이닉스 안현 사장, 삼성전자 오문욱 부사장, SK하이닉스 김성한 부사장, 삼성전자 김용관 사장, 김홍경 부사장 등 5명이 이 범주에 포함됐다. 기업 내부 인사들의 보유 주식 가치가 늘어난 것은 단순한 성과 보상이 아니라, 기업 주가 상승에 힘입은 자산 가치 증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같은 변화는 두 기업의 시가총액 급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가총액은 최근 1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특히 SK하이닉스의 최대주주인 SK스퀘어의 지분가치는 2025년 들어서만 약 50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증가, 기술 리더십 확보, 글로벌 공급망 우위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에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지속된다면 이들 기업 임원들의 자사주 평가액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주가 상승이 경영진의 보상 효과로 이어지면서 기업 내 주식 기반 보상 제도가 더욱 주목받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는 인재 유치와 동기 부여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