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홍콩거래소와 함께 한국과 홍콩의 주요 반도체 기업 30개를 묶은 공동 지수를 내놓으면서, 한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해외 투자 접근성을 넓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한국거래소는 13일 홍콩거래소와 공동으로 ‘HKEX KRX 반도체’ 지수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 지수는 양 시장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 각 15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한국 기업은 ‘KRX 반도체 톱 15’ 지수 편입 종목이 포함되고, 홍콩 기업은 홍콩거래소가 별도로 선정한 종목이 담긴다. 사실상 양 시장의 핵심 반도체 종목을 한데 묶어 하나의 투자 기준을 만든 셈이다.
이번 지수 설계에는 홍콩과 중국 본토 간 상장지수펀드 교차 거래 제도인 ‘이티에프 커넥트’의 요건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전체 지수에서 적격 홍콩 주식 비중은 60% 수준으로 관리된다. 상장지수펀드, 즉 이티에프는 특정 지수의 흐름을 따라가도록 만든 상품인데, 이런 공동 지수가 있으면 자산운용사가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이티에프를 만들기 쉬워진다. 결국 제도 요건에 맞춘 지수 구조를 먼저 갖춰 향후 상품 출시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이 공동 지수를 기초로 한 이티에프가 홍콩 시장에 상장되면 글로벌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접근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는 개별 한국 반도체 종목을 따로 분석하고 매매하기보다, 익숙한 홍콩 시장에서 관련 이티에프를 통해 한국 기업에 간접 투자하는 방식이 훨씬 수월할 수 있다. 특히 반도체처럼 국가 간 공급망과 투자 수요가 긴밀하게 얽힌 산업에서는 이런 지수 연계 상품이 시장 관심을 끌 가능성이 크다.
한국거래소는 앞으로 홍콩거래소와 현지 자산운용사와의 협력을 통해 공동 지수를 활용한 이티에프의 개발과 상장, 거래 활성화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거래소들은 단순한 매매 인프라 제공을 넘어 지수와 금융상품을 함께 설계하며 해외 자금을 끌어오는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한국 증시가 개별 종목 중심의 직접 투자뿐 아니라, 해외 상장 이티에프를 통한 간접 투자 경로를 넓히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