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은 대형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 흐름을 근거로 코스피가 7,500선에 근접할 수 있는 국면에 들어섰다고 14일 진단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이 국내 증시 전체 이익을 끌어올리고, 그 효과가 주가 수준 재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판단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이날 보고서에서 2~3월 외국인이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과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 등의 영향으로 한국 주식·채권 시장에서 약 66조원을 순매도했지만, 4월 이후에는 수급보다 기업 실적과 기초체력에 다시 관심이 쏠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현재 12개월 선행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기업 순자산 대비 주가 수준)은 1.4배로, 세계 증시 평균 3.1배와 아시아 신흥국 평균 2.0배보다 낮아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점을 투자 매력으로 제시했다.
KB증권은 코스피의 추가 상승 여력 배경으로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도 함께 거론했다. 상법 개정에 따른 지배구조 개선 기대가 기업 가치 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고, 여기에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실적 회복이 겹치면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 증시의 매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메모리 산업이 대만 TSMC와 비슷한 선수주·후생산 구조의 파운드리형 사업 방식으로 점차 진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국내 메모리 업체들에 대한 시장 평가가 한 단계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적 전망도 공격적이다. KB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이익이 크게 늘면서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165% 증가한 79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1천44조원으로 늘어 코스피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1천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봤다. 개별 기업 기준으로는 내년에 삼성전자가 엔비디아를 제치고 글로벌 영업이익 1위에 오르고, SK하이닉스도 올해 4위에서 내년 3위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호황이 주식시장 밖 경제 전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반도체 기업 실적 개선으로 법인세 수입이 늘면 정부의 국채 발행 부담을 덜 수 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예상 순이익 규모가 한국 외환보유액의 75% 수준에 이르는 만큼 향후 평택 P5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과정에서 달러 유입이 확대돼 원/달러 환율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KB증권은 이런 흐름을 바탕으로 자사의 올해 코스피 목표치 7,500포인트가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평가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같은 코스피 대형 우량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반도체 업황 회복 속도와 외국인 자금 복귀, 정부의 자본시장 제도 개선이 실제로 맞물리는지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