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가 코스피의 12개월 목표치를 8,000으로 올려 잡으면서 한국 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다시 시선이 모이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업 실적 전망이 개선되는 데다, 지금의 주가 수준이 기업가치에 비해 여전히 낮게 평가돼 있다는 판단이 배경이다.
골드만삭스의 티모시 모 아시아태평양 수석 주식 전략가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7,000에서 8,000으로 상향했다. 그는 국내 반도체와 산업재 전반의 기초 체력, 즉 펀더멘털이 계속 좋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조정은 2026년 이익 전망치가 220%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을 반영한 결과다. 증권가에서 목표지수를 높인다는 것은 개별 기업의 실적과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가 이전보다 더 강해질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뜻으로 읽힌다.
골드만삭스는 특히 한국 증시의 가격 부담이 아직 크지 않다고 봤다. 코스피의 선행 주가수익률은 7.5배 수준인데, 이는 향후 예상 이익과 비교한 현재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의미다. 과거 시장 고점 시기의 중간값이 10배였던 점을 감안하면, 기업 이익이 실제로 늘어날 경우 주가가 더 평가받을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인공지능 관련 반도체 수요 확대가 실적 기대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한국 증시는 여전히 글로벌 시장이나 아시아 지역 주요 시장과 비교해 할인된 상태, 즉 디스카운트 국면에 머물러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기업지배구조 개혁과 주주환원 정책도 한국 증시를 다시 평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혔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주가에 이런 변화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기업지배구조 개혁은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일반 주주의 권익을 강화하는 방향의 제도 변화이고, 주주환원은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소각처럼 기업이 이익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정책을 말한다. 다만 이런 변화가 아직은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기업들의 대응도 투자자 기대를 완전히 채우는 수준은 아니어서 본격적인 효과는 후반부에 더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자금 흐름도 조금씩 개선되는 분위기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월 말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간 뒤 최근에는 다시 유입이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매수는 한국 증시에서 지수 방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 가운데 하나여서, 실적 개선과 저평가 인식, 수급 회복이 함께 맞물릴 경우 상승 탄력이 커질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반도체 업황, 기업의 실제 주주환원 실행, 지배구조 개선의 속도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