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1일 종가 6,388.47로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면서, 시장은 이번 상승의 중심에 반도체 실적 개선과 인공지능 투자 확대 기대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69.38포인트(2.72%) 올라 지난 2월 26일의 종가 기준 최고치 6,307.27을 약 두 달 만에 넘어섰고, 코스닥지수도 4.18포인트(0.36%) 오른 1,179.03에 마감했다.
증권사들은 최근 지수 강세가 단순한 단기 반등이 아니라 기업 이익 전망에 기반한 흐름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반도체 업종이 시장을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로 한때 투자심리가 크게 흔들렸지만, 시장은 갈등이 최악의 국면을 지나 협상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정학적 불안보다 실적과 밸류에이션(기업 이익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다시 앞서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배경에는 인공지능 산업의 성장 단계가 아직 초입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생성형 인공지능에서 에이전트 인공지능, 다시 피지컬 인공지능으로 이어지는 기술 발전 과정이 남아 있는 만큼, 이를 뒷받침하는 고성능 반도체 수요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실제로 국내 수출 지표에서도 반도체가 회복세를 이끌고 있고, SK하이닉스 실적 기대가 커지면서 외국인 매수세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증시가 주요국과 비교해 주가수익비율(P/E) 8배 안팎으로 여전히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도 상승 논리를 뒷받침하는 요소다.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도 투자심리에 힘을 보탰다. 개정안에 따라 내달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개별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위아래로 2배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거래될 수 있게 된다. 상장지수펀드는 특정 지수나 자산 가격을 따라가도록 만든 상품이고, 레버리지는 상승과 하락 폭을 확대해 반영하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이런 상품이 개인 자금을 대형주로 더 끌어들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다만 국내 증시는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 종목 비중이 워낙 커서, 자금 쏠림이 심해지면 지수 상승과 함께 변동성도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반도체가 주도주 역할을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이후에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업종으로 순환매가 확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차전지, 에너지저장장치(ESS), 원전, 조선, 기계, 방산, 전력 인프라 같은 분야가 함께 거론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지금 시장은 전쟁 뉴스 자체보다 그 이후의 협상 경로, 기업 실적 개선 속도, 그리고 인공지능 투자 확대가 실제 수익으로 얼마나 연결되는지를 더 민감하게 반영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반도체가 지수 상단을 여는 역할을 계속하되, 정책 지원과 실적 개선이 확인되는 업종으로 상승 동력이 점차 넓어지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