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026년 5월 6일 7,000선을 돌파하면서 국내 증시가 두 달 남짓한 기간에 6,000선에서 7,000선으로 올라서는 급등 흐름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승을 단순한 단기 반등이 아니라 기업 이익 전망 개선, 특히 반도체 업종의 실적 기대가 지수를 밀어 올린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증권가의 눈높이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 상단을 7,200~8,600선으로 제시하고 있고, 해외 투자은행들도 목표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 신한투자증권은 기존 6,000에서 8,600으로 전망치를 높였고, 하나증권은 8,470, 삼성증권은 8,400을 제시했다. JP모건은 8,500, 골드만삭스와 노무라증권은 8,000 수준을 내다봤다. 이런 전망의 배경에는 대형 반도체주의 실적 개선 지속,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가능성, 그리고 반도체 외 업종으로 이익 개선이 확산될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 있다.
실제로 기업 이익 전망치는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안에 3곳 이상 증권사가 실적 전망을 낸 코스피 상장사 335곳의 2026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09조7,370억원으로 집계됐다. 3개월 전 517조4,540억원에서 55% 늘어난 수치다. 특히 전기·전자 업종 44개 종목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같은 기간 324조7,053억원에서 597조2,770억원으로 84% 급증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고성능 메모리)처럼 공급이 쉽게 늘기 어려운 제품이 시장을 주도하고,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장기 선주문 계약을 맺으면서 수익 구조가 예전보다 안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점차 안정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외국인 자금 유입 여건도 나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더해진다.
다만 상승 동력이 반도체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는 점은 분명한 부담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나머지 상장사들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최근 3개월 사이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도체를 빼면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도 상대적으로 높아져 가격 매력이 약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증권사는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정점을 지난 뒤 둔화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국제유가 상승, 물가 압력 확대는 금리 인상 우려를 자극할 수 있는 변수다.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 인사들 사이에서 물가 재상승 가능성과 긴축 필요성을 언급하는 목소리가 나온 점도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결국 앞으로의 관건은 반도체 중심의 강세장이 다른 업종으로 얼마나 확산되느냐다. 증권가에서는 증권, 에너지화학, 전력설비, 이차전지, 신재생에너지처럼 실적 개선 기대가 있는 저평가 업종에 관심을 넓혀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동시에 중동 정세와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통상 갈등 가능성, 가을철 차익실현 압력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흐름은 반도체 실적이 계속 버텨주고 외국인 수급이 유지되면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특정 업종 쏠림이 해소되지 않으면 하반기 조정 가능성도 함께 커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