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6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가능성이 커졌다는 소식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 출발했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투자심리를 살리면서, 장 초반부터 위험자산 선호가 강해진 모습이다.
이날 오전 10시 8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86.99포인트(0.99%) 오른 4만9,785.24를 나타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7.24포인트(0.79%) 상승한 7,316.46, 나스닥종합지수는 239.07포인트(0.94%) 오른 2만5,565.20을 기록했다. 시장은 최근 기업 실적 호조에 더해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누그러질 수 있다는 신호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투자자들이 주목한 것은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MOU·정식 계약에 앞선 기본 합의 문서) 체결에 가까워졌다는 보도였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을 끝내고 보다 구체적인 핵 협상 틀을 만들기 위해 1페이지 분량의 양해각서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이란의 핵농축 중단, 미국의 제재 해제와 동결된 이란 자금 수십억달러 방출,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제한 해제 등 모두 14개 항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같은 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합의 사항을 이행한다면 군사작전이 끝날 수 있다고 밝혔지만, 합의가 이행되지 않으면 폭격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해 긴장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드러냈다.
시장은 일단 충돌 확대 가능성보다 협상 진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캐피털닷컴의 카일 로다 수석 금융시장 애널리스트는 월가가 중동 전쟁이 다시 격화하지 않고, 기업 실적이 이끄는 상승 흐름이 사상 최고치로 이어질 것이라는 쪽에 계속 베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런 기대가 빗나갈 경우 위험자산 가격이 급하게 되돌아설 수 있다고도 짚었다. 실제로 업종별로는 국제 유가 하락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는 에너지와 유틸리티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지정학적 위험이 낮아지면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줄어 유가가 내리고, 그만큼 에너지 관련 종목은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 있다.
개별 종목에서는 실적과 사업 전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반도체 기업 AMD는 1분기 주당순이익(EPS)이 1.37달러, 매출이 102억5천만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1.29달러, 98억9천만달러를 모두 웃돌면서 주가가 16.82% 급등했다. 서버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도 회계연도 4분기 주당순이익 가이던스(회사가 제시한 실적 전망치)를 0.65~0.79달러로 내놔 시장 예상치 0.55달러를 웃돌자 18.43% 뛰었다. 코닝은 엔비디아와 함께 노스캐롤라이나와 텍사스에 제조시설 3곳을 새로 짓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9.34% 상승했다. 유럽 증시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유로스톡스50지수는 2.37% 오른 6,008.73에 거래됐고, 프랑스 CAC40지수와 독일 DAX지수는 각각 2.85%, 1.84% 상승했다. 영국 FTSE100지수도 2.02% 올랐다. 반면 국제 유가는 내렸다. 같은 시각 2026년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6.08% 하락한 배럴당 96.05달러를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은 중동 정세가 실제 협상 국면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계속되는지에 따라 앞으로도 증시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