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026년 5월 6일 종가 기준 7,384.56까지 오르며 7천선을 넘어선 가운데, 증권업계는 급증한 거래대금을 바탕으로 1분기부터 이례적인 실적 개선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지수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뛰면 투자자 매매가 활발해지고, 그만큼 증권사가 위탁매매 수수료를 더 많이 거두게 되는데, 이번 상승장에서는 이런 효과가 실적에 빠르게 반영됐다.
실제로 5대 증권사 가운데 먼저 성적표를 내놓은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매출 8조8천976억원, 영업이익 6천367억원, 당기순이익 4천757억원을 올리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8% 늘었고, 순이익은 지난해 연간 순이익 1조315억원의 46% 수준을 한 분기 만에 벌어들였다. 키움증권도 1분기 영업이익 6천212억원, 당기순이익 4천77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90.9% 증가했고, 시장 전망치 5천583억원보다 11.3% 많았다. 매출은 9조3천960억원으로 156.7% 늘었다.
증권사 실적을 끌어올린 핵심 동력은 브로커리지, 즉 투자자의 주식 주문을 대신 처리해주고 받는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다. 코스피는 연초 이후 5월 4일까지 64.61% 상승했다. 3월에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3월 31일 종가가 5,052.46까지 밀리며 5천선이 흔들리기도 했지만, 4월 중순 이후 종전 협상 기대가 커지면서 다시 급반등했다. 이 과정에서 거래가 폭증해 NH투자증권의 1분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3천49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7% 늘었고,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도 491억원으로 90% 증가했다. 키움증권의 주식 수수료 수익 역시 3천115억원으로 120.8% 늘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대형 증권사에 대한 기대도 크다. 미래에셋증권은 5월 12일, 삼성증권은 11일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고, 한국금융지주도 조만간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3개월 전망치를 모아 집계한 결과를 보면,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3천5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1.4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금융지주는 8천348억원으로 57.64%, 삼성증권은 5천116억원으로 52.9% 증가 전망이 제시됐다. 5개 증권사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조338억원,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1조8천687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2.8%, 36.3%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기대는 주가에도 즉시 반영됐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증권업종 지수는 13.49% 올라 전 업종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19.20% 오른 8만3천8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장중 한때 8만7천800원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키움증권은 14.67%, 한국금융지주는 11.26%, 삼성증권은 8.41%, NH투자증권은 5.49% 올랐다. 현대차증권 11.07%, 에스케이증권 8.67%, 대신증권 5.63%, 유진투자증권 7.02% 등 중소형사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다만 수익 증가의 중심이 브로커리지에 쏠려 있다는 점은 업계 내 격차를 키울 수 있는 변수다. 대형사는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과 점유율이 높아 상승장의 수혜를 더 크게 받는 반면, 중소형사는 상대적으로 실적 탄력이 제한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인공지능과 반도체 관련 종목 강세, 외국인 매수세 유입이 이어질 경우 증시와 증권주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동시에 실적 쏠림이 심화하는지 여부가 향후 업종 흐름을 가르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