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8,000선을 넘어서는 강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6월 기업공개 시장도 눈에 띄게 활기를 띠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월에는 모두 6개 기업이 상장을 위한 수요예측에 들어가는데, 이는 올해 들어 월별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 가운데 5개 기업은 같은 달 일반 공모주 청약까지 진행할 예정이어서, 공모 시장 전반의 투자 열기가 한층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6월 첫째 주는 3일 지방선거 일정이 끼어 있어 수요예측과 청약 일정이 비어 있다. 본격적인 일정은 8일 초정밀 모션제어 기업 져스텍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시작하면서 열린다. 초정밀 모션제어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로봇, 우주항공처럼 미세한 오차도 허용하기 어려운 산업에서 장비 움직임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을 말한다. 첨단 제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기반 기술로 꼽히는 만큼 시장의 관심도 비교적 높은 편이다. 져스텍은 8일부터 12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18∼19일 일반 청약을 받는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1만500원∼1만2천500원이며, 대표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다만 지난해 매출은 221억5천600만원이었고 영업손실은 8억3천600만원으로 집계돼, 투자자들은 성장성뿐 아니라 수익성 개선 가능성도 함께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분야 기업들도 잇따라 시장 문을 두드린다. 스트라드비젼은 9∼15일 수요예측, 18∼19일 일반 청약에 나선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 기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업체로, 자동차 산업의 소프트웨어 전환 흐름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희망 공모가는 1만2천원∼1만4천원, 주관사는 KB증권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81억900만원이었지만 영업손실은 585억9천500만원으로 적자 폭이 크다. 12∼18일에는 인공지능 마케팅 기업 매드업이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23∼24일 일반 청약을 받는다. 희망 공모가는 7천원∼8천원이며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이어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기업 레몬헬스케어는 15∼19일 수요예측, 24∼25일 일반 청약에 나선다. 희망 공모가는 7천500원∼1만원, 주관사는 KB증권이다. 정보기술 기반 기업이 다수 포함됐다는 점은 최근 공모 시장이 전통 제조업보다 미래 성장 산업에 더 높은 관심을 두고 있다는 흐름을 보여준다.
로봇과 의료기기 분야 기업의 상장 시도도 눈길을 끈다. 로봇플랫폼 업체 빅웨이브로틱스는 11∼17일 수요예측, 19∼22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희망 공모가는 2만2천원∼2만7천원이며, 유진투자증권과 KB증권이 공동 주관을 맡았다. 이 회사는 최근 철강, 중공업, 화장품, 자동차 부품 분야의 국내 주요 대기업들로부터 휴머노이드 로봇 활용 솔루션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산업 현장에서 사람을 대신하거나 보조하는 로봇 수요가 늘어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의료용 휴대용 엑스선 영상촬영장치 제조기업 레메디는 17∼23일 수요예측을 거쳐 다시 상장에 도전한다. 희망 공모가는 2만2천원∼2만700원, 주관사는 KB증권이며 일반 청약은 7월 1∼2일로 예정돼 있다. 레메디는 2022년 5월 첫 예비심사 청구 후 철회했고, 2024년 기술특례 상장에도 재도전했지만 상장에 이르지 못했다.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라는 점에서 기술력에 대한 시장 평가와 기업가치 산정이 흥행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근 공모주 시장의 분위기가 개선된 배경에는 증시 전반의 위험 선호 회복이 자리하고 있다. 코스피 강세는 통상 투자심리를 끌어올려 신규 상장 기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다만 이번 6월 일정에 포함된 기업들 가운데 상당수가 아직 뚜렷한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어, 단순한 업종 인기만으로 흥행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결국 기관 수요예측에서 얼마나 탄탄한 가격 평가를 받느냐, 그리고 일반 청약 단계에서 성장 가능성에 대한 공감대를 얼마나 넓히느냐가 성패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하반기 기업공개 시장에서도 이어질 수 있지만, 시장은 성장 서사만이 아니라 실적과 수익모델의 현실성까지 함께 따져보는 방향으로 더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