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지난주 크게 밀렸던 기술주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반등했지만, 경기와 금리 부담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어서 지수별로는 흐름이 엇갈렸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21.99포인트(0.30%) 오른 7,405.73에, 나스닥 종합지수는 220.23포인트(0.86%) 상승한 25,929.66에 마감했다. 반면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80.77포인트(0.16%) 내린 50,786.01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시장은 예상보다 강한 미국 고용지표가 나오면서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졌고, 그 여파로 주가가 단기간 급하게 밀렸는데, 이날은 그 하락분 일부를 되돌리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상승세의 중심에는 반도체 업종이 있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5.8% 넘게 오르며 직전 거래일 급락분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은 전 거래일 13% 넘게 떨어진 뒤 이날 9.9% 반등했고, 인텔은 구글의 차세대 인공지능용 텐서처리장치(TPU) 생산을 맡을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큰 폭으로 올랐다. 마벨 테크놀로지는 S&P 500 지수 편입 소식과 함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차세대 1조 달러 기업 후보’로 언급한 영향이 더해져 9.6% 이상 상승했다. 반면 애플은 연례 세계개발자회의에서 인공지능 기능을 강화한 음성비서 시리를 공개했지만, 시장 기대를 충분히 채우지 못했다는 평가 속에 약세를 보였다. 같은 기술주 안에서도 실적 기대와 성장 서사에 따라 주가가 갈린 셈이다.
시장 분위기를 받쳐준 또 다른 요인은 중동 정세 완화였다. 주말 동안 교전을 주고받았던 이스라엘과 이란이 추가 공격을 중단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위험자산을 다시 사들이려는 심리가 일부 살아났다. 다만 에너지 시장의 긴장은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국제유가는 장중 한때 5% 이상 뛰었다가 상승 폭을 줄였고,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 대비 1.25% 오른 배럴당 94.25달러, 7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84% 오른 91.30달러에 마감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bp(bp는 0.01%포인트) 오른 4.56%를 기록해 채권시장은 여전히 금리 부담을 반영했다. 금 현물 가격은 보합권에 머물렀고, 비트코인은 2% 이상 올라 6만3천달러선을 회복했다.
월가에서는 최근 조정을 추세 전환보다는 과열 해소 과정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는 이번 기술주 조정을 ‘건전한 리셋’으로 평가했고, 씨티그룹은 기업 실적 전망이 나아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S&P 500의 연말 목표치를 7,700에서 8,100으로 높였다. 다만 시장은 이번 주 발표될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대형 기업공개 일정 등을 주시하고 있다. 물가가 다시 높게 나오면 금리 인하 기대가 더 약해질 수 있고, 반대로 물가 상승세가 진정된 것으로 확인되면 기술주 중심의 반등 흐름이 한동안 더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