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3대 지수는 8일(현지시간) 중동 지역의 군사 긴장이 다소 누그러진 데다 최근 급락했던 반도체주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일제히 상승 출발했다.
이날 오전 9시 45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1.29포인트(0.30%) 오른 51,018.07을 나타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5.84포인트(0.76%) 상승한 7,439.58, 나스닥종합지수는 311.93포인트(1.21%) 오른 26,021.36을 기록했다. 투자심리 개선의 직접적인 배경에는 이란과 이스라엘이 군사작전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점이 있었다. 앞서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습과 이에 대한 이란의 보복성 미사일 발사, 예멘 후티의 추가 공격으로 확전 우려가 커졌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양측의 즉각적인 휴전 모색 가능성을 언급한 뒤 긴장 완화 기대가 시장에 반영됐다.
기술주, 특히 반도체주는 최근 낙폭이 컸던 만큼 반등 폭도 두드러졌다. 전 거래일에 13% 넘게 밀렸던 마이크론은 6.79% 상승했고, 실적 발표 이후 8% 가까이 하락했던 브로드컴도 1.48% 올랐다. 반도체 업황 전반의 흐름을 보여주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89% 상승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S&P500지수 편입 예정 소식이 나온 마벨 테크놀로지가 8.84% 뛰었고, 플렉스도 0.95%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에스케이하이닉스와의 협력 확대 소식에 1.71% 올랐으며, 코닝은 아마존과 수십억달러 규모의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는 발표에 6.85% 상승했다. 이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관련 부품과 인프라 기업으로도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해석된다.
다만 시장의 경계심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리홀츠 웰스 매니지먼트의 칼리 콕스 수석 시장 전략가는 고용 여건이 회복되고 있음에도 물가가 높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주식시장에는 가장 큰 부담이라고 짚었다. 특히 중동 갈등이 다시 격화해 국제 유가를 끌어올리면 인플레이션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거론된다. 실제로 같은 시각 2026년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90.70달러로 전장보다 0.16% 올랐다. 고금리와 고물가 환경에서는 통상 성장주와 고평가 기술주가 압박을 받기 쉬운데, 최근 시장은 이런 전통적 흐름과 다르게 움직여왔다는 점도 향후 변동성 요인으로 꼽힌다.
월가에서는 이번 조정을 오히려 강세장 지속을 위한 정비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보고서에서 최근의 조정은 불가피했고, 연말까지 강세 흐름이 이어지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는 기존 판단을 유지하면서 S&P500 목표치를 8,000으로 제시했다. 업종별로는 기술과 에너지가 강세를 보인 반면 통신과 부동산은 약세였다. 유럽증시는 뚜렷한 방향 없이 혼조세를 나타냈고, 유로스톡스50지수는 0.14% 올랐지만 프랑스 CAC40지수와 영국 FTSE100지수, 독일 DAX지수는 각각 하락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가, 물가 지표, 반도체주 투자심리가 서로 맞물리며 글로벌 증시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