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원이 넘는 자금을 동원해 상장사 주가를 인위적으로 움직인 혐의를 받는 일당이 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으면서, 금융당국과 검찰이 겨냥한 대형 시세조종 사건의 실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서울남부지법은 이날 오후 2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4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열었다. 이들은 오후 1시 54분께 법원에 나왔지만, 피해 주주들에게 할 말이 있는지, 언제부터 범행을 계획했는지, 또 다른 상장사인 벽산 관련 시세조종 의혹을 인정하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구속 심사는 수사 단계에서 신병 확보 필요성을 가리는 절차로, 증거인멸 우려나 도주 가능성 등이 핵심 판단 기준이 된다.
이번 사건은 지난 3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고발 대상에는 재력가, 종합병원과 대형학원 운영자, 자산운용사 임원, 금융회사 지점장, 소액주주운동가 등 11명과 법인 4개가 포함됐다. 수사당국은 이들이 일별 거래량이 많지 않은 디아이동일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보고 있다. 거래량이 적은 종목은 상대적으로 적은 물량만으로도 가격을 흔들 수 있어 시세조종에 악용되기 쉽다.
수사 내용의 핵심은 자금 동원 방식과 투자자 유인 구조에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법인 자금과 금융회사 대출금 등을 끌어와 주가를 움직인 혐의를 받는다. 또 소액주주운동을 명분으로 디아이동일 경영진을 압박해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하게 한 뒤, 이를 발판으로 주가를 관리하며 일반 투자자의 매수를 끌어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자기주식 취득은 통상 주가 안정이나 주주가치 제고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를 호재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당시 혐의자들의 매수 주문량이 해당 종목 전체 시장 주문의 3분의 1에 달했다는 점도, 인위적 수급 형성 의혹을 키우는 대목이다.
이들은 코스피 상장사 벽산에 대해서도 주가조작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5월 엔에이치투자증권과 디아이동일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케이비증권·엔에이치투자증권·교보증권까지 수사 범위를 넓혔다. 이번 사건은 이재명 대통령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척결을 강조한 뒤 출범한 합동대응단이 맡은 이른바 '주가조작 패가망신' 1호 사건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이는 금융시장 질서를 해치는 시세조종에 대해 단순 과징금이나 행정제재를 넘어 형사처벌과 이익 환수까지 강하게 추진하겠다는 정책 기조를 보여준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저유동성 종목과 조직적 자금동원형 시세조종 사건에 대한 수사와 제재가 한층 더 강화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