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미국 기준금리 인상 경계와 반도체 대형주 약세가 겹치며 28일 6788.88로 마감했다. 전일보다 123.49포인트, 1.79% 내린 수치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장중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물이 나오며 6800선을 밑돌았다. 미국 통화정책 경계가 기술주 전반의 부담으로 번졌고, 국내 지수에서 비중이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흐름이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케빈 워시(Kevin Warsh)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 연설문에서 물가 안정 목표를 2%로 못 박았다. 그는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향해 충분한 속도로 내려간다는 확신이 없으면 "할 일이 있다"고 말했다.
워시 의장은 특정 회의에서의 금리 결정을 약속하지는 않았다. 다만 시장은 이 발언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둔 신호로 받아들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기준 9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확률은 전날 35.4%에서 55.7%로 높아졌다. 연합뉴스는 같은 확률을 57.5%로 제시했다. 집계 시점 차이로 수치는 달랐지만, 시장이 인상 가능성을 더 크게 반영했다는 방향은 같았다.
페드워치는 연방기금금리 선물 가격을 바탕으로 시장이 반영한 연준 기준금리 결정 확률을 보여주는 지표다. 실제 정책 결정이 아니라 시장 가격에 담긴 기대값이어서 물가와 고용 지표, 연준 인사 발언에 따라 같은 날에도 달라질 수 있다.
금리 경계는 미국 증시에도 먼저 반영됐다. 28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0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25%, 나스닥 종합지수는 0.52%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47% 내렸다.
반도체 지수 하락은 국내 증시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수 방향을 가르는 핵심 종목으로 꼽힌다. 두 종목은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기대와 자사주 매입 재료를 안고 있었지만, 이날은 금리와 글로벌 반도체주 약세가 더 크게 반영됐다.
삼성전자는 8월 24일부터 11월 21일까지 장내매수 방식으로 15조원 규모 자사주를 취득하기로 했다. 목적은 2026년 경영성과에 따른 임직원 주식보상이다.
SK하이닉스는 8월 20일부터 약 3개월 동안 40조원 규모 자사주를 사들여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같은 자사주 매입이라도 삼성전자는 보상용 매입이고, SK하이닉스는 소각형 매입이라는 점에서 시장이 보는 성격은 다르다.
서울경제는 20일부터 28일까지 기타법인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누적 순매수가 10조원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같은 기간 외국인과 개인 매도 물량도 함께 나와 자사주 매입만으로 지수 방향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실적도 반도체 업종의 변수로 더해졌다. 로이터는 창신메모리의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873.64% 늘어난 1503억 위안, 순이익이 776억 위안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창신메모리는 하반기에도 D램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동시에 글로벌 무역 긴장과 공급망 제한 위험도 언급했다. 중국 메모리 업체의 성장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속한 글로벌 D램 시장의 가격 경쟁과 공급 구도를 함께 보게 하는 재료다.
이번 흐름은 본지가 앞서 전한 9월 금리인상 확률이 한 주 만에 내려앉았던 흐름과 반대 방향이다. 당시에는 고용과 물가 지표 둔화가 추가 인상 기대를 낮췄지만, 이번에는 워시 의장의 물가 안정 발언이 시장 기대를 다시 끌어올렸다.
미국 노동부는 9월 4일 8월 고용보고서를, 9월 11일 8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두 지표는 9월 FOMC를 앞두고 금리 확률과 달러, 주식시장 방향을 다시 흔들 수 있는 핵심 일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