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중복상장 논란을 비켜 가는 구조로 설계될 수 있지만 미국 시장의 기업가치 평가와 국내 카카오 주주 보호가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
카카오(035720)는 8월 20일 한국거래소 조회공시 답변에서 카카오모빌리티 주주가치제고위원회가 7월 2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ADR 상장 공모 관련 등록신청서(Form F-1)를 비공개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위원회가 2대 주주인 티피지(TPG)의 주도 아래 재무적투자자의 투자금 회수를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토 대상에는 티피지가 보유한 카카오모빌리티 지분만을 기초로 한 ADR 상장이 포함됐다. 신주를 발행해 회사로 자금을 넣는 일반적인 기업공개(IPO)보다 기존 주주 지분 매각에 가까운 구주매출 구조다.
카카오는 같은 공시에서 이사회가 관련 사안을 결정한 바 없다고 밝혔다. 발행 규모를 포함한 상세 내용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합인포맥스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유비에스(UBS) 등 외국계 투자은행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미국 ADR 상장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핵심은 티피지 등 기존 재무적투자자가 보유한 지분을 활용하는 구주매출 구조로 제시됐다.
ADR은 외국 기업 주식을 미국 시장에서 달러로 거래할 수 있게 만든 예탁증서다. 기초 주식은 본국 시장에 있고, 미국에서는 예탁기관이 발행한 증서가 거래되는 방식이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ADR은 낯선 수단이 아니다. 본지는 앞서 SK하이닉스 미국예탁증서에 한국 개인투자자 자금이 유입된 흐름을 전한 바 있다. 다만 카카오모빌리티는 반도체 대형 상장사가 아니라 비상장 플랫폼 기업의 투자금 회수 구조라는 점에서 평가 기준이 다르다.
첫 번째 허들은 미국 시장의 기업가치 평가다. SEC 심사는 통상 투자자가 판단할 수 있도록 충분하고 정확한 정보가 공개됐는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실제 상장 성사 여부와 조건은 미국 투자자가 카카오모빌리티의 사업성과 성장성을 어느 수준으로 평가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SEC 문턱 자체보다 미국 투자자들이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가치를 얼마로 평가하느냐가 중요하다"며 "결국 TPG 등 기존 투자자가 원하는 수준의 밸류에이션이 미국 시장에서 나올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재무적투자자의 회수 목표와 미국 투자자의 가격 판단이 맞아야 거래 구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두 번째 허들은 국내 주주 보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의 종속회사다. 국내 시장에서는 자회사 상장이 모회사 일반주주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이사회와 주주 차원의 보호 장치를 요구하는 흐름이 강화돼 왔다.
카카오는 공시에서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상 종속회사 상장 관련 주주동의 규정을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주주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필요한 검토를 진행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냈다.
연합인포맥스는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시행 이후 이를 적용받은 선례가 없었다는 점을 카카오모빌리티 사안의 특징으로 짚었다. 신주 발행이 없고 카카오의 카카오모빌리티 지분율 변화가 제한되는 구조라 해도 종속회사의 해외 상장이 모회사 주주에게 어떤 절차와 설명을 요구하는지는 별도 판단 대상이다.
IB업계 다른 관계자는 "중복상장이 민감한 정책 아젠다인데 가이드라인 시행 후 첫 사례가 카카오 계열사라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는 얘기가 시장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카카오그룹이 과거 계열사 상장 과정에서 중복상장과 모회사 주주가치 훼손 논란을 겪은 점도 시장의 시선을 키우는 배경이다.
카카오는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공시에 적힌 재공시 예정일은 9월 18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