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TSLA) 최고경영자 간의 관계가 사실상 끝났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알려지며, 정치와 비즈니스 간의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NBC 인터뷰에서 머스크와의 연락을 일절 단절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양측의 관계 악화를 인정했다. 그는 머스크가 민주당에 우호적인 정치 자금 지원을 시도할 경우 “매우 심각한 결과”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측 갈등은 최근 머스크가 자사 소셜미디어 플랫폼 X에서 새로운 미국 정당 창당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계기로 본격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대표 예산안인 '원 빅 뷰티풀 빌(One Big Beautiful Bill)'을 지지한 공화당 의원들을 향한 머스크의 비판을 문제 삼으며 이를 정치적 도발로 간주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 같은 정치적 불확실성과 최고경영자 리스크가 겹치며 급락세를 보였다. 지난주 목요일 트럼프와의 공개적 충돌 이후 테슬라의 주가는 하루 만에 대폭 하락해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에서 밀려나는 수모를 겪었다. 올해 들어 약 25% 가까이 빠진 테슬라 주가는 금요일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모든 낙폭을 만회하진 못했다.
월가의 주요 투자사인 모건스탠리는 이 같은 정치적 다툼이 테슬라의 판매에 단기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보수·진보 양 진영에서 동시에 이탈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이미 미국을 비롯해 유럽과 여러 시장에서 테슬라의 판매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CEO의 정치적 행보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머스크는 지난달 행정부 업무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공식 행정 협력을 종료했으나, 정치적 긴장감은 계속되고 있다. 단절된 관계가 언제 회복될지 불투명한 가운데,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 간의 균열이 향후 테슬라의 비즈니스 전략과 주가 향방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