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산 규제 법안 ‘CLARITY Act’를 둘러싼 미 상원 논의가 본격 협상 단계에 들어섰다. 주요 법집행 기관들이 잇달아 입장을 바꾸면서 법안 통과 가능성도 현실적인 정치 과제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7월 1일 미국 흑인 법집행 임원 협회(NOBLE)는 상원 다수당 대표 존 튠과 소수당 대표 척 슈머에게 서한을 보내 법안을 공식 지지했다. 이어 7월 3일에는 미국 주요 카운티 보안관 협회(MCSA)가 기존 반대 입장을 철회하고 ‘중립’으로 선회했다. 72시간 사이 두 핵심 단체가 같은 법안을 두고 움직인 것은 단순한 우연이라기보다, 입법을 둘러싼 전략적 조율이 진행 중임을 보여준다.
NOBLE “집행 공백 없다”…핵심 조항 4가지 지목
NOBLE는 이번 서한에서 지지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디지털 자산 기업의 규제 의무 확대, 자산 몰수 권한 강화, 투명성 요건 도입, 디지털 자산 키오스크 감독 등이 주요 근거로 제시됐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이른바 ‘집행 공백’ 논란에 대한 선 긋기다. NOBLE는 자금세탁, 무허가 송금, 공모, 방조, 제재 집행 등 기존 연방 형사 권한이 법안 도입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과거 CLARITY Act 초안에 대해 제기됐던 ‘불법 금융 단속 약화’ 우려를 정면 반박하는 내용이다.
미국 내 260만 명 이상의 지지자를 보유한 암호화폐 옹호 단체 ‘Stand With Crypto’는 NOBLE를 해당 법안을 공개 지지한 첫 주요 법집행 기관으로 평가했다. 이 같은 지지는 규제 강화를 중시해온 민주당 의원들에게도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보안관 협회, ‘섹션 604’ 해석 이후 중립 전환
미국 주요 카운티 보안관 협회(MCSA)의 입장 변화는 법안 내 ‘섹션 604’ 조항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조항은 블록체인 규제 명확성 법안을 포함하며, 디지털 자산을 직접 보관하지 않는 개발자와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MCSA는 해당 조항에 대한 추가 검토와 정부의 해석 방향을 확인한 이후 입장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면 지지까지는 나아가지 않았으며, 지역 법집행 수요와 책임 있는 혁신을 모두 반영하기 위해 추가 보완이 필요하다는 여지는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적 반대가 사라졌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미국 상원은 법안 통과에 60표가 필요한 만큼, 대규모 인구를 관할하는 법집행 단체의 반대 철회는 절차적 부담을 크게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번 연쇄적 입장 변화는 ‘CLARITY Act’가 더 이상 형식적 논의 단계에 머물지 않고, 실제 표결을 겨냥한 협상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법집행 기관의 우려를 일정 부분 해소한 만큼, 향후 상원 내 표 계산과 정치적 거래가 법안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