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뉴욕주의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Kalshi)에 정상 영업을 이어가라고 긴급 명령을 내렸다. 연방 파생상품 규제와 주정부 도박법의 관할권 충돌이 다시 불거졌다.
CFTC는 11일(현지시간) 긴급 권한을 발동해 칼시에 기존 관행과 상품거래법 핵심 원칙에 따라 계속 운영하라고 지시했다고 코인텔레그래프는 전했다. 한국시간으로는 12일이다. CFTC는 뉴욕주의 집행 조치와 임시 제한명령 신청 자체가 시장 긴급상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뉴욕주가 요구한 임시 제한명령은 칼시가 스포츠와 문화, 선거 등 사건 결과에 연동된 계약을 뉴욕에서 운영하거나 뉴욕 거주자에게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CFTC는 칼시가 뉴욕에 기반을 두고 있어 이 명령이 전국 단위 이벤트 계약 제공까지 막을 수 있다고 봤다.
뉴욕주는 7월 31일 칼시가 무허가 도박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청구 내용에는 이용자 배상과 이익 환수, 손해배상, 벌금이 포함됐다.
CFTC는 뉴욕주가 회계 산정 전 단계에서 최소 360억 달러(약 50조8000억원)의 보상적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칼시가 얻었다고 주장하는 이익의 3배와 뉴욕 내 무허가 스포츠 베팅 제공 또는 시도 한 건당 10만 달러(약 1억4120만원)의 벌금도 청구 대상이다.
이번 분쟁의 핵심은 칼시의 이벤트 계약을 연방 규제를 받는 파생상품으로 볼지, 주정부가 규제할 수 있는 도박 상품으로 볼지다. 이벤트 계약은 선거와 스포츠, 경제지표 등 특정 사건의 결과에 따라 정산되는 상품이다.
칼시는 주정부가 연방 인가 거래소를 폐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CFTC도 지정계약시장(DCM)에서 스왑으로 거래되는 이벤트 계약은 상품거래법에 따라 연방 당국의 배타적 관할에 속한다고 주장한다.
지정계약시장은 CFTC의 인가를 받아 선물과 옵션 등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시장이다. 통상 연방 규제 아래 전국 단위로 운영되지만, 스포츠·선거 결과에 연동된 계약은 주 도박법과 맞물리면서 관할권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마이클 셀리그(Michael S. Selig) CFTC 위원장은 “의회는 파생상품 거래소가 주별 도박법의 패치워크에 노출되도록 의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마다 다른 규제를 적용하면 전국 단위 파생상품시장의 질서와 가격 발견 기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취지다.
법원의 판단은 아직 엇갈린다. 뉴욕 남부연방법원은 7월 7일 칼시가 뉴욕주 도박법 집행을 막아달라며 낸 예비적 금지명령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당시 단계에서 상품거래법이 칼시의 스포츠 이벤트 계약에 대한 뉴욕 도박법 적용을 배제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CFTC가 별도로 낸 긴급 신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제드 레이코프(Jed Rakoff) 미국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CFTC가 본안에서 승소할 가능성과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며 임시 제한명령 요청을 기각했다.
본지는 앞서 뉴욕 연방법원이 CFTC의 칼시 소송 중단 요청을 기각한 사실을 보도했다. 이번 긴급 명령은 당시 법원 결정 이후에도 칼시가 영업을 지속하도록 요구한 행정 조치라는 점에서 구별된다.
CFTC는 지난달에도 미시간주 법원 명령에 대응해 칼시의 미결제 거래 이행을 명령했다. 미시간 사안은 이미 체결된 거래의 취소 여부가 쟁점이었지만, 뉴욕 소송은 영업 제한과 전국 단위 이벤트 계약 제공 여부까지 다룬다.
이번 명령은 뉴욕주의 소송을 끝내거나 연방법의 우선 적용을 확정하는 법원 판결이 아니다. 칼시의 운영을 당장 중단하지 않도록 하는 행정 조치로, 뉴욕주의 소송 절차는 계속된다.
CFTC는 뉴욕주 외에도 8개 주를 상대로 의회가 부여한 관할권을 지키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연방법이 주 도박 규제의 적용을 배제하는지에 대한 최종 판단은 각 법원의 후속 절차에서 내려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