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오는 20일 임기를 마치고 한은을 떠난다. 2021년 한은을 떠났다가 2023년 부총재로 복귀한 지 3년 만의 두 번째 퇴임이다.
연합인포맥스는 유 부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임기와 통화정책, 외환시장 과제를 설명했다고 12일 보도했다. 유 부총재는 “1986년에 입행했지만 군대도 3년 갔다 오고 공부하러 4년 반 정도 나가 있었고 동남아 중앙은행과 주택금융공사에서도 근무했다”며 “그래서 저는 ‘40년’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공개 자료에 따르면, 유 부총재의 임기는 2023년 8월 21일부터 2026년 8월 20일까지다. 그는 2021년 한은을 떠난 뒤 한국주택금융공사 부사장을 거쳐 2023년 8월 부총재로 돌아왔다.
◇ 연이은 시장 충격 속 보낸 3년
유 부총재의 두 번째 한은 생활은 국내외 금융시장을 흔든 사건이 이어진 시기와 겹쳤다. 그는 취임 직후인 2023년 말 태영건설 사태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안을 먼저 언급했다.
2024년 8월에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변화와 맞물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충격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들었다. 유 부총재는 당시를 돌아보며 “2024년 8월 초에는 휴가도 못 갔다”고 말했다.
같은 해 12월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했고 2025년 4월에는 미국 관세정책 충격이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달러-원 환율이 급등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이란 전쟁이 발생했다.
유 부총재는 이들 사건을 차례로 언급한 뒤 “정신없이 지내서 세월이 가는 줄 모르고 지냈다”고 말했다. 그의 임기 동안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외환시장 대응이 동시에 주요 과제로 다뤄졌다.
◇ 기준금리 인상 전환에 공개 신호
유 부총재는 임기 막판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전환 과정에서 공개적으로 신호를 낸 인물로 평가된다. 지난 5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출장 당시 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을 고민할 시점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같은 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장용성 위원과 함께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1bp는 0.01%포인트로, 25bp는 0.25%포인트를 뜻한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올렸다. 당시 한은은 성장세와 물가, 금융안정 위험을 근거로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유 부총재는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도 “특별한 충격이나 요인이 없다면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며 “추가 인상이 있을 것이고 그 시기와 속도를 데이터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인상의 구체적인 시점과 폭은 향후 경제지표에 따라 정해진다는 설명이다.
◇ 원화시장 심도 확대를 향후 과제로
외환시장 구조개선도 주요 화두였다. 유 부총재는 원화 변동성을 환율 수준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외 자본 이동 규모에 비해 외환시장 심도가 충분하지 않은 구조적 문제로 진단했다.
그는 24시간 외환시장 개장과 역외원화결제시스템을 거론하며 외국인이 역외에서도 원화를 사고팔고 빌릴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지는 앞서 유 부총재가 환율 방향과 원화시장 심도 개선 필요성을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유 부총재는 국내 외화유동성 여건과 관련해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외국통화당국 대상 환매조건부채권 기구인 FIMA 레포를 당분간 사용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외환시장 접근성을 넓히는 장기 과제와 현재의 외화유동성 상황을 구분한 발언이다.
유 부총재는 후임자에게 필요한 역할과 덕목에 관한 질문에는 “한국은행에 저보다 훨씬 훌륭한 부총재가 올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임기는 오는 20일 종료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