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행장 보수 체계를 다루는 보상위원회의 사외이사를 6명에서 3명으로 줄였다.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 신설로 이사회 산하 위원회가 늘어나자 사외이사 겸직 수를 금융당국 모범규준에 맞춘 조정이다.
연합인포맥스는 우리은행이 올해 상반기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 구성을 전반적으로 조정했다고 보도했다. 보상위원회는 경영진의 성과 보상체계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이사회 내 기구다.
보상위원회는 지난해 말까지 사외이사 6명 전원이 참여했지만 현재는 3명으로 운영된다. 행장 등 경영진 보수 체계와 성과 보상 방식을 다루는 위원회 인원이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도 사외이사 6명에서 4명으로 줄었다. 감사위원회는 사외이사 3명과 상임감사위원 1명에서 사외이사 2명과 상임감사위원 1명 체제로 바뀌었다.
우리은행이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이사회 내 위원회를 꾸려온 점을 고려하면 핵심 변화는 사외이사 배치 축소다. 위원회별 정원을 줄여 같은 인원이 맡는 겸직 부담을 조정한 것이다.
변화의 출발점은 지난 3월 신설된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다. 우리은행은 금융소비자 보호를 경영 핵심 가치로 확립하겠다며 이사회 산하에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만들고, 소비자보호 전문 이사를 포함해 사외이사 3명을 배정했다.
위원회는 늘었지만 사외이사 수는 6명으로 유지됐다. 기존에는 감사위원회, 보상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내부통제위원회 등 5개 위원회를 6명의 사외이사가 나눠 맡았다.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가 추가되면서 같은 사외이사들이 맡아야 할 위원회는 6개로 늘었다. 일부 사외이사는 이미 여러 위원회를 동시에 맡고 있었다.
박원상 사외이사는 리스크관리위원회, 보상위원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내부통제위원회 등 4개 위원회에 이름을 올렸다. 이경희·최윤정 사외이사도 감사위원회, 보상위원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내부통제위원회 등 4곳에서 활동했다.
금융당국의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은 사외이사의 과도한 겸직을 제한하는 방향을 제시한다. 핵심은 사외이사 1명이 최대 3개 위원회에만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기준은 은행들이 이사회 내 소위원회 증가에 맞춰 적정 수의 이사를 확보하라는 취지도 담고 있다. 지나치게 많은 겸직은 위원회별 전문성과 업무 집중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우리은행은 이번 조정으로 사외이사 6명이 각각 3개 위원회에서 활동하도록 했다. 위원장도 한 명이 하나씩 맡는 방식으로 배분했다.
다만 위원회 인원을 줄이는 방식이 최선인지를 두고는 논란이 남는다. 모범규준이 국내 은행 이사 수가 글로벌 주요 은행보다 적어 사외이사의 소관 위원회가 많다고 본 만큼, 위원회 정원을 줄이기보다 이사 수를 늘려 업무를 나누는 방식이 더 직접적인 대응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배구조 모범규준에서 사외이사의 과도한 겸직을 방지하고 각 위원회의 전문성과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위원회 구성 및 겸직 등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에 부합하도록 위원회별 인원을 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정은 금융지주 회장 후보 추천과 보상 심의의 인적 중복 문제가 제기된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보상위원회와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경영진 평가와 선임에 직접 연결되는 기구인 만큼, 사외이사 겸직 축소가 견제 기능 강화로 이어질지는 위원회 운영 결과로 확인될 사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