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를 3% 수준으로 높였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출 문턱은 크게 낮아지기 어려운 구조로 나타났다. 추가 대출 여력이 집단대출과 중금리대출 등 정책 목적에 우선 배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13일 금융 종합대책에서 늘어난 대출 여력을 주택공급 촉진, 청년 주거안정, 실수요자 애로 해소 등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연합인포맥스는 금융당국이 금융회사별 추가 한도를 산정하는 가운데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도 최종 배분 규모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쟁점은 추가 한도의 배분 기준이다. 금융당국은 기존 총량 목표 준수 여부와 대출 취급 구조를 따져 금융회사별 한도를 차등 배분하고, 늘어난 여력도 집단대출과 중금리대출 등 정책 목적에 맞춰 쓰도록 할 방침이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는 금융회사별 가계대출 증가 폭을 연간 목표 안에서 관리하는 방식이다. 총량 목표가 올라가면 금융권 전체 취급 여력은 커지지만, 상품별 한도와 금융회사별 취급 기준이 같은 속도로 풀리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은행에는 이 구조가 제약으로 작용한다.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같은 집단대출은 금융회사별 목표가 아닌 유보분에서 별도로 관리하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인터넷은행은 관련 상품을 본격적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신용대출 증가 속도도 부담이다. 카카오뱅크의 2분기 말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잔액은 19조206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9940억원 늘었다. 최근 3년간 분기 기준 가장 빠른 증가 속도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400억원 줄었고, 전월세보증금대출도 4200억원 감소했다. 전체 가계대출 순증액을 관리하면서도 신용대출 증가분이 두드러진 셈이다.
케이뱅크의 신용대출 잔액은 1분기 말 7조1451억원에서 2분기 말 7조3340억원으로 1889억원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6월 말 신용대출 잔액은 합계 약 26조54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약 1조2500억원 늘었다.
두 은행의 상반기 신용대출 증가율은 4.9%로 5대 은행 증가율을 웃돌았다. 절대 증가액은 5대 은행이 컸지만, 증가 속도는 인터넷은행 쪽이 더 빨랐다.
인터넷은행이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일부 잔금대출이다. 카카오뱅크는 다음 달 비대면 분양잔금대출을 출시할 예정이다. 잔금대출 증가분이 유보분에서 관리되면 자체 가계대출 한도를 직접 소진하지 않고 관련 자금을 공급할 여지가 생긴다.
다만 출시 초기 취급 사업장과 공급 규모가 제한적이면 전체 대출 여력을 넓히는 효과도 제한된다. 집단대출은 시행사, 시공사, 금융회사, 입주 예정자 일정이 맞물리는 상품이라 취급 기반을 단기간에 넓히기 어렵다.
중저신용자 대출 인센티브도 인터넷은행에는 체감 폭이 작을 수 있다. 인터넷은행은 이미 중저신용자 대출 의무 공급 비중을 관리하고 관련 상품을 상시 취급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대출을 받지 못하는 수요는 일반 주담대와 고신용자 신용대출에 주로 몰려 있지만, 추가 한도를 받더라도 이들 대출을 임의로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중저신용자 대출은 이미 상시 취급하고 있어 총량 인센티브가 곧바로 공급 확대로 이어지는 구조도 아니다”고 말했다. 추가 한도가 곧바로 고신용자 신용대출 확대를 뜻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번 흐름은 본지가 앞서 전한 약 30조원의 추가 대출 여력이 모든 대출 창구로 퍼지지는 않는 구조와 맞물린다. 금융권 전체 한도는 넓어졌지만, 배분 기준과 상품 구조가 다르면 업권별 체감도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본지는 또 총량 목표 상향에도 일반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곧바로 낮아지기는 어렵다고 보도했다. 금융당국은 추가 여력을 실수요 자금에 우선 연결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만큼, 인터넷은행의 최종 한도 배분과 실제 취급 상품 구조가 다음 관건이 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