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0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경제 인식과 부동산 과세 언급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최근 경기 판단과 세제 방향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한층 거세졌다.
앞서 김 실장은 한국 경제를 두고 ‘역대급 호황’이라고 평가하며, 부동산 과세 정상화와 미래 산업 육성을 위한 세수 활용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거시지표상 개선 흐름을 바탕으로 세제와 재정의 재배치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경제 정책에서는 성장률이나 수출, 자산시장 지표가 개선되더라도 자영업자 소득, 내수, 고용의 질 같은 생활 밀착 지표가 따라오지 않으면 체감 경기와 공식 판단 사이에 큰 간극이 생기기 쉽다.
국민의힘은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정부가 국민이 실제로 느끼는 경기 상황과 동떨어진 숫자만 내세우고 있다며, 이를 ‘현실 왜곡’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바닥 경기가 살아나지 않았고 민생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호황론을 꺼내 드는 것은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경기 평가를 둘러싼 이런 충돌은 단순한 표현 논쟁이 아니라, 지금 경제를 확장 국면으로 볼지 아니면 여전히 취약한 회복 단계로 볼지에 따라 세금과 재정 운용의 처방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야당이 더 강하게 반응한 부분은 부동산 세제다. 박 수석대변인은 김 실장이 보유세와 양도세 조정을 다시 거론한 데 대해 부동산 시장에 세금과 규제 강화를 예고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유세는 집을 보유한 데 따라 매겨지는 세금이고, 양도세는 집을 팔아 차익이 발생했을 때 부과되는 세금이다. 정부는 대체로 집값 안정과 자산 불평등 완화 차원에서 이들 세제를 정책 수단으로 활용해 왔지만, 시장에서는 세 부담이 커지면 거래가 위축되거나 투자 심리가 급랭할 수 있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결국 부동산 과세 정상화라는 표현은 정부에는 조세 형평 회복의 의미일 수 있지만, 반대편에서는 사실상 증세 신호로 받아들이는 셈이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도 별도 논평을 내고, 김 실장의 발언이 보유세 강화와 양도세 강화는 물론 이른바 ‘국민 배당금’ 구상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 배당금은 국가가 확보한 재원을 국민에게 직접 나눠주는 방식의 분배 구상을 뜻하는데, 재정의 적극적 재분배 기능을 강조하는 접근으로 볼 수 있다. 반면 보수 진영은 이를 시장 기능을 약화시키는 발상으로 보고 있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재분배 실험이 아니라 투자와 혁신, 일자리 창출 여건을 넓히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번 논쟁은 결국 경제를 어떤 지표로 판단할 것인지, 또 늘어난 재정 여력을 세금 완화와 성장 지원에 쓸지, 아니면 과세 정상화와 산업 투자, 분배 강화에 연결할지를 둘러싼 시각차를 드러낸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부동산 세제 개편 논의와 재정정책 방향, 나아가 체감 경기와 공식 경기 판단의 간극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으로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