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미국 시장은 주요 기업들의 신제품 발표와 실적 공개, 그리고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등 굵직한 이벤트들로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애플(AAPL)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개막과 함께 팀 쿡(Tim Cook) 최고경영자(CEO)의 키노트가 예정돼 있어, 새로운 인공지능(AI) 전략과 제품군 공개 여부가 주목된다.
10일 개최되는 애플의 WWDC는 회사가 미래 먹거리로 주력하는 분야를 공개하는 자리로, 올해는 AI 기술이 핵심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애플이 아이폰 뿐만 아니라 맥OS, 아이패드OS, 웨어러블까지 전방위적으로 AI 기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 중심 업데이트가 실제로 발표된다면 애플 주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편 게임스톱(GME)의 실적 발표를 통해 최근 논란이 된 5억 달러(약 7,200억 원) 규모 비트코인 매입 배경이 공개될 예정이다. 매출 의존도가 높은 전통 게임 유통사업이 침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회사 측은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며 신성장 동력을 모색 중이다. 이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의 전략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는 게임스톱의 가상자산 투자 비중 확대 여부가 투자자 판단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오라클(ORCL), 어도비(ADBE) 등 AI 및 소프트웨어 강자들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다. 오라클은 오픈AI, 소프트뱅크와 함께 AI 인프라 구축을 목적으로 '스타게이트'라는 합작 법인을 출범한 바 있어 이번 실적 공개에서는 해당 사업의 초기 성과가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 어도비 역시 생성형 AI를 접목한 그래픽 툴의 매출 추이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 주 가장 이목이 쏠리는 경제 지표는 12일 발표 예정인 미국의 5월 CPI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데이터로,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에 미친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협상 마감 시점을 맞아 추가 관세 부과 여부를 고심 중이며, 이는 소비자 심리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금요일 발표되는 미시간대의 6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이러한 정책들이 실제로 소비자 행동에 어떤 파장을 미쳤는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4개월 연속 하락하던 이 지수는 지난달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흐름이다. 특히 물가 상승과 고금리에 대한 소비자 불안이 트럼프표 경제정책에 대한 정치적 시험대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번 주는 테슬라(TSLA)의 로보택시 출범 기점도 예정돼 있어 기술주 전반의 움직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론 머스크(Elon Musk) CEO가 트럼프의 '빅·뷰티풀' 예산안에 대한 공개 반발을 이어가는 가운데, 양측 간 갈등이 시장 심리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번 주 시장은 애플의 AI 비전, 트럼프발 무역정책, 게임스톱의 암호화폐 전략 등 기술과 정치, 경제의 삼각축 변수들에 따라 예측불허의 전개가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주요 지표 발표와 기업 실적 속에서 향후 금리, 인플레이션, 기술주 상승 모멘텀의 명확한 실마리를 찾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