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형 예술 공간으로 명성을 쌓아온 미디어 아트 집단 미아울프(Meow Wolf)가 지리공간 기반 증강현실(AR) 기술 기업 나이언틱 스페이셜(Niantic Spatial)과 손잡고 차세대 예술 체험 개발에 나선다. 양사는 기존 전시장의 벽을 넘어 일상 속에서 예술 세계를 구현하는 ‘공간 기반 AR’ 프로젝트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업은 물리적 전시 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도시 거리나 공원 등 열린 공간에서 미아울프의 스토리 기반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도록 AR 기능을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핵심 기술은 나이언틱의 비주얼 포지셔닝 시스템(VPS)으로, 이는 이용자가 있는 실제 위치에서 AR 콘텐츠를 정밀하게 호출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한때 글로벌 히트작 ‘포켓몬 고(Pokemon Go)’의 기반 기술로 잘 알려진 이 지리공간 엔진은 최근 나이언틱이 게임 사업을 스코플리(Scopely)에 35억 달러(약 5조 400억 원)에 매각한 뒤, 자사 기술 중심으로 재편되며 ‘나이언틱 스페이셜’로 재출범해 본격적인 기술 상용화에 나섰다.
미아울프와의 첫 실험은 올 하반기 미국 덴버에 위치한 ‘컨버전스 스테이션’에서 베타 프로그램 방식으로 시작된다. 방문객들은 AR을 통해 특정 장소에서 포털을 열거나, 수수께끼를 풀고, 디지털 예술을 수집하는 식으로 기존 전시와 상호작용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향후 성공적으로 확장될 경우, 다중 사용자 플랫폼으로 진화해 공동 세계관 구축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아울프의 최고 비전 책임자 빈스 카드루벡(Vince Kadlubek)은 “이번 협업은 우리가 예술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다시 그리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현실 세계가 거대한 캔버스가 되어, 물리적·디지털 콘텐츠를 오가는 보물찾기식 예술 체험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나이언틱 스페이셜의 최고운영책임자 겸 사장 토머스 게베케(Thomas Gewecke)도 “미아울프의 세계관은 비선형적이고 감정에 호소하는데, 이는 위치 기반 AR 기술의 무한한 변주와 잘 어울린다”며 두 회사의 결합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재 검토 중인 기능은 △거리나 공원 어디에서든 미아울프 세계관을 여는 ‘AR 포털 기능’ △퍼즐을 풀며 전시장 안 특정 콘텐츠 해제까지 연결되는 ‘퀘스트 모드’ △이용자가 직접 아트워크, 캐릭터, 스토리를 창작하며 세계관을 구축하는 ‘커뮤니티 공동 제작 기능’ 등이 포함된다.
이 파트너십은 6월 11일 열리는 ‘증강현실 세계 박람회(AWE)’에서 공식 공개되며, 기술 총책임자 브라이언 맥클렌던(Brian McClendon)이 키노트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미아울프는 2016년 뉴멕시코 산타페에서 ‘House of Eternal Return’이라는 미스터리 하우스를 첫 선보인 이후, 라스베이거스의 ‘오메가마트’, 덴버의 ‘컨버전스 스테이션’, 댈러스 인근의 ‘리얼 언리얼’, 그리고 지난해 휴스턴에 문을 연 ‘라디오 테이브’까지 다섯 곳을 운영 중이다. 2026년에는 로스앤젤레스, 뉴욕의 전시장을 차례로 개관할 예정이다.
사회적 가치 실현을 지향하는 B-코퍼레이션으로 인증받은 미아울프는 예술과 기술, 스토리텔링을 융합해 상상을 현실로 확장하는 선도적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