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이조스(Jeff Bezos)가 공동 이끄는 인공지능 스타트업 프로메테우스가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하드웨어 개발 속도를 크게 끌어올리는 AI 도구를 앞세워, 설계와 시제품 생산 시장 전반에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프로메테우스는 최근 시리즈B 라운드에서 120억달러를 유치했다. 원화로는 약 18조2,280억원 규모다. 이번 투자로 기업가치는 410억달러, 약 62조2,790억원으로 평가됐다. 투자에는 베이조스 본인을 비롯해 JP모건, 블랙록, 골드만삭스, DST글로벌, 아치벤처파트너스가 참여했다. 이 회사는 앞서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라는 이름으로 알려졌으며, 기존에도 61억달러를 조달한 바 있다.
프로메테우스는 지난해 11월 베이조스와 비캐이 바자이(Vik Bajaj)가 함께 출범시켰다. 바자이는 알파벳의 생명과학 계열사 베릴리 공동 창업자 출신이며, 현재 두 사람은 공동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이들은 CNBC 인터뷰에서 프로메테우스가 하드웨어 개발을 빠르게 만드는 AI 도구 세트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베이조스는 별도 인터뷰에서 이 소프트웨어가 엔지니어링 업무 흐름을 ‘10배 이상’ 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메테우스의 사업 영역과 기술 방향
프로메테우스가 겨냥하는 영역은 꽤 넓다. 로봇과 제트엔진, 신약 설계는 물론 데이터센터 운영 최적화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 효율 개선 언급은 이 회사의 AI가 반도체 설계나 칩 개발 보조 업무에도 확장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회사는 엔지니어링 프로젝트 가운데 ‘프로토타이핑’과 ‘양산 전 사전 제조’ 단계에 우선 집중할 계획이다. 프로토타이핑은 제품 초기 설계를 여러 버전으로 빠르게 시험하는 과정이며, 사전 제조는 시제품을 소량 생산해 실제 제조 가능성을 점검하는 단계다. 다만 프로메테우스는 이 과정을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단축할지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시장의 AI 엔지니어링 도구들은 대체로 설계안을 빠르게 여러 개 생성해 시제품 개발 시간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부 스타트업은 시뮬레이션 단계 자동화에도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피직스X는 AI가 만든 여러 설계안을 가상 환경에서 시험해 성능이 가장 좋은 안을 찾는 작업을 지원한다.
이런 시뮬레이션은 현실 세계의 물리 현상을 ‘편미분방정식’으로 모델링하는데, 계산량이 매우 크다는 한계가 있다. 최근 AI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경 연산자’ 같은 알고리즘을 활용하고 있다. 특정 방정식을 더 빠르게 풀도록 최적화된 구조 덕분에, 대규모 연산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프로메테우스가 또 다른 핵심 분야로 꼽은 사전 제조 단계는 보통 3D 프린터 같은 장비를 활용한 소량 생산으로 이뤄진다. 악시오스는 프로메테우스의 소프트웨어가 이들 제조 장비의 운영까지 최적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단순한 설계 보조를 넘어 실제 생산 직전 단계의 효율 개선까지 노리는 셈이다.
경쟁 구도와 자금 활용
경쟁 구도도 만만치 않다. 피직스X 같은 신생 기업뿐 아니라 오토데스크($ADSK), 시놉시스($SNPS),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CDNS) 같은 기존 강자들도 이미 자사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에 AI 기능을 통합했다. 이들 솔루션은 설계 생성뿐 아니라 부품이 관련 규제를 충족하는지 점검하는 작업까지 자동화하고 있다.
프로메테우스는 이번에 확보한 120억달러 대부분을 컴퓨팅 인프라 확대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AI 모델과 산업용 시뮬레이션을 동시에 굴리기 위해서는 막대한 연산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추가 인수합병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로 프로메테우스는 지난해 다단계 컴퓨터 작업에 특화된 AI 에이전트를 개발한 제너럴 에이전츠를 인수한 바 있다.
이번 투자 유치는 생성형 AI 경쟁이 ‘챗봇’ 중심에서 산업 설계와 제조 같은 실물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프로메테우스가 약속한 대로 하드웨어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면, AI 시장의 다음 승부처는 소프트웨어를 넘어 ‘공학 자동화’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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